매일신문

美 대선 각국 표정…中, 美 차기 정부와 안정 관계 지속 기대

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개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각국 정부도 잇따라 입장을 발표하고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 "美 차기 정부와 안정 관계 지속 기대"=중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것과 관련해 미국 차기 행정부와 안정된 관계를 지속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 대선의 최종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새 정부와 함께 중미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된 발전을 지속하도록 추진하고 양국과 전 세계인들이 행복해지도록 함께 노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루캉 대변인은 이번 미 대선 과정에서 미중 무역으로 미국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불거졌던 것에 대해선 "미국의 대선 과정은 미국의 내정이라 원래 평론하지 않는다"면서 "미중 무역관계에 분열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경제'무역관계는 반드시 상호 공통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차기 미 행정부에 바라는 점을 묻자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건설적인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길 바라며 유관 당사자들이 함께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루캉 대변인은 이번 미 대선이 미국식 민주주의의 문제를 보여준다는 지적에 대해선 "중국 정부는 다른 국가 내정을 평하지 않는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일본, 당혹감 속 동맹 강화 노력=일본 정부는 미일동맹의 틀을 유지하면서 관계를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내심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기대했다. 그런 만큼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당혹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권의 연장선에 있는 민주당 클린턴 후보와 달리 트럼프는 일본의 핵무장 용인론, 일본 측의 주일미군 주둔비 부담 확충 등 과격한 주장을 해 온 만큼 대미 외교를 원점에서 재구축하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우선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일본 측의 주일미군 주둔비 부담 확충을 여러 차례 언급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 들어 극대화된 미일동맹에 찬물을 끼얹는 내용이다.

아베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보관련법을 강행처리하면서 자위대의 미군 지원 역할 확대 및 공동훈련, 방위장비 협력 등을 가능하게 했다.

더욱이 오바마 정권에서 견지되어 온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을 트럼프가 유지할지 아니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정책을 들고 나올지도 불명확한 것도 양국 관계의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요인이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미일 동맹이 일본 외교의 기축(基軸)"(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아베 총리를 비롯한 고위 관료들이 직접 나서서 트럼프와의 관계 구축에 공을 들일 방침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가능한 한 조속히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아베 총리는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총리보좌관에 대해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하도록 지시했다.

 

◆독일 정치권은 당혹감=독일 정치권은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에 당혹감을 표출하고 있다.

선거 직전까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부 장관은 대놓고 트럼프를 힐난했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말을 아끼면서도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호흡을 맞춰온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호감을 적극적으로 표시한 바 있다.

메르켈 총리와 같은 집권 다수 기독민주당 소속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국방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큰 충격"이라고 이번 선거 결과에 논평했다.

비록,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최종 확정되기 직전 공개된 언급이지만 그의 이런 촌평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대한 독일 주류 정치권의 반응을 대체로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폰데어라이엔 장관은 "미 유권자 표심은 트럼프 자신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워싱턴 정가, 그리고 기성권력(기득권)에 대한 반대라는 것을 트럼프 후보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일단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내세운 '다시 위대한 미국을'이란 공약은 강력한 경제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하고, 그건 트럼프 후보가 불확실성을 만들지 말아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여타 국가들의 보다 큰 기여를 강조한 트럼프 후보의 정견과 관련해 "우리 유럽국가들 역시도 그(트럼프 후보)가 나토의 다른 회원국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라며 "트럼프 후보는 답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다"고 했다.

◆러시아 푸틴, 신속한 축하 전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문을 보내 축하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의 당선 확정 소식이 알려진 뒤 곧바로 축하 전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축전에서 "위기 상황에 처한 미-러 관계 개선, 국제 현안 해결, 국제 안보 도전에 대한 효율적 대응 방안 모색 등에서 공동 작업을 해나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평등과 상호 존중, 상대방 입장 실질적 고려 등의 원칙에 기초한 미-러 간 건설적 대화가 양국과 국제사회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푸틴은 트럼프에게 국가 정상이란 책임 있는 임무에서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는 인사도 건넸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줄곧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역설해 왔고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와의 좋은 관계를 구축하길 원하는 트럼프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제2의 냉전'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악화한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해빙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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