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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비행훈련원 주변 주민 "하루 335회 이·착륙 소음"

비행장 폐쇄 또는 이전 요구 집회…훈련원 "의견 듣고 해결책 강구"

울진비행훈련원 인근 주민들이 9일 소음공해를 호소하며 비행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울진비행훈련원 인근 주민들이 9일 소음공해를 호소하며 비행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300회 넘게 비행기가 오가는데, 시끄러워서 어떻게 살라는 말입니까."

울진비행훈련원(울진군 기성면 기성리) 인근 주민들이 소음공해를 호소하며 비행장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루 평균 335회의 비행기 이'착륙과 야간비행까지 이뤄지며 극심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9일 울진군 기성면 주민 150여 명(경찰서 추산)은 울진비행훈련원 앞에서 '울진비행장 폐쇄 또는 이전'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 주민들은 "비행장 운영 이후 청각장애와 공황장애 등을 겪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소음공해를 해소할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비행장 운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울진비행훈련원의 활주로가 민간 거주지와 불과 100여m 떨어져 있고, 비행기 간 이'착륙 주기가 짧아 하루 종일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특히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오후 9시 30분까지 야간비행도 이뤄져 휴식은커녕 일상생활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울진비행훈련원 소음'환경공해 피해대책위원회 임춘용 위원장은 "한국공항공사에 아무리 피해를 얘기해봐도 '법정 기준치인 75데시벨을 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다. 이는 평균치에 불과하고 실제 최고 데시벨을 훌쩍 넘을 때가 많다"며 "비행장 폐쇄가 어렵다면 최소한 활주로를 주거지와 떨어진 방향으로 옮기는 등 최소한의 피해대책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2010년 5월 처음 운영된 울진비행훈련원은 전문시설을 갖춘 우리나라 최대의 민간항공 훈련장이다. 한국항공대학교와 항공직업전문원이 입주해 있으며, 비행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한 250여 명의 수강생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비행훈련원에 따르면 현재 C172'P42 등 소형 항공기(몸체 길이 약 8m) 26대가 일일 평균(올해 기준) 335편(이'착륙 합산) 운항하고 있다.

울진비행훈련원 관계자는 "올해는 날씨가 좋아 운항 편수가 많았다. 소음이 심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야간비행 등 정해진 기준이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국토부 등 상부기관에 보고해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부산지방항공청 김선우 공항시설국장과 한국항공대학교 유병설 원장 등 관계자들이 직접 울진을 방문해 주민들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주민들은 우선 울진비행훈련원 관계자들과 협의 과정을 거친 후 조만간 차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며,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오는 17일쯤 대대적인 집단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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