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가 많이 행복했어"…'쇼핑왕 루이' 시청률 8.9%로 종영

사진.\
사진.\'쇼핑왕 루이\' (연합뉴스)

루이와 복실이 준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드라마였다.

보는 내내 행복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고, 뉴스를 보면서 격해졌던 마음도 이 드라마를 보는 1시간 만큼은 스르륵 녹아버렸다.

시청자가 '힐링 드라마'라고 불러주며 손뼉 쳐준 MBC TV 수목극 '쇼핑왕 루이'가 지난 10일 마지막 2회를 연속 방송하며 막을 내렸다.

밤 10시 타사 드라마와 경쟁한 15회는 9.7%, 이어 밤 12시10분에 끝난 16회는 8.9%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9월21일 동시간대 꼴찌인 5.6%로 출발한 '쇼핑왕 루이'는 야금야금 시청률이 오르더니 6회 만에 '공항가는 길'을 앞섰고, 다시 10회에서 '질투의 화신'을 따라잡더니 지난 2일에는 11%로 결국 수목극 왕좌를 차지했다.

이 어지럽고 심란한 시기에 루이와 복실이 빚어내는 청정하고 따뜻한 하모니는 성선설과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는 믿음을 설파했다.

"내가 많이 좋아해", "내가 많이 미안해" 등 천진한 어린아이의 어법과 순하고 귀여운 이야기는 몸에 좋은 '슬로우 푸드'처럼 부드럽게 시청자를 이완시켰고, 아기자기한 패러디와 코미디는 기분 좋은 웃음을 안겨줬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재벌3세 루이와 산골 오지 출신 처녀 복실이 때 묻지 않은 마음과 시선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새로울 게 없었지만 새롭게 다가왔다.

신인작가 오지영은 뻔한 신데렐라 이야기도 얼마든지 다르게, 심지어 무자극 레시피로 요리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하며 주목받았다.

무엇보다 유치하고 황당하다고 비난받기 딱 좋은 설정들을 솜씨 있게 버무려 행복한 코미디로 만들어낸 성과가 놀랍다.

특히 악당들도 영화 '나홀로 집에'에서 꼬마 캐빈에게 번번이 당하는 '허당' 도둑들처럼 매번 헛발질하게 해 드라마의 무자극성 수위를 조절한 게 높은 점수를 받는다.

타이틀 롤인 쇼핑왕 루이를 연기한 서인국은 '애완견 같은 재벌3세'를 정밀 타격했다.

온실 속 화초로 자란 귀하디귀한 도련님이지만, 누구도 미워할 수 없는 루이는 서인국이 아니면 과연 누가 해낼 수 있었을까 싶을 만큼 "퍼펙트"하게 해냈다.

남지현은 시골서 상경한 순박한 시골처녀 역을 연달아 맡아 식상할 수도 있었지만 단단한 연기력과 싱그러운 매력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다만 느린 속도감은 아쉬웠다. 큰 틀에서는 이야기를 꼬지도 않고 '고구마' 없이 비교적 빠르게 전개됐으나 각각의 장면이 '전체 관람가'의 속도에 맞춰진 듯 느려 순간순간 빨리 돌리기 버튼을 누르고 싶어지기도 했다.

또한 드라마는 초반에 깔아놓은 일부 밑밥과 설정을 마지막까지 회수하지 못하는 실수를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회에서 '고보씨'의 감동적인 비밀을 밝히며 끝까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쇼핑왕 루이'는 올해 방송가가 거둔 의외의 수확이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