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의당, '김기춘 진상규명위' 구성…"공작정치 부두목"

위원장에 조배숙…박지원 "태어나지 않았어야 될 사람" 독설

국민의당은 11일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근거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지원 항소심 공소 유지 대책' 등을 지시하고 법원과 대한변협을 견제하고 길들이기를 시도한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김기춘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이번 사건을 '박근혜 청와대 헌정유린 정치공작사건'으로 규정하고 진상규명과 철저한 사실을 밝혀서 책임자 처벌을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TV조선은 전날 김영한 전 수석의 비망록에 담겨 있는 내용이라며 "김 전 실장이 지난 2014년 시민단체를 시켜 이른바 '만만회'(이재만 박지만 정윤회로 구성된 비선조직을 일컫는 말) 의혹을 제기한 박지원 의원을 고발토록 했다", "김 전 실장이 '법원이 지나치게 강대하다' '견제수단이 생길 때마다 길들이도록' 시도했다", "김 전 실장이 '문화 예술계 좌파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 보도를 토대로 "김기춘이야말로 태어나지 않았어야 될 사람"이라면서 "사법부까지 이용해 정적을 제거하려 했던 공작정치의 부두목"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진상규명위 위원장으로 조배숙 의원을 임명하고, 위원으로 김경진·이용주·송기석·손금주·김삼화 의원을 선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박 비대위원장은 "또 하나의 부두목을 우리는 상당한 자료를 가지고 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TV조선은 김 전 수석의 비망록에 적힌 메모를 근거로 '정윤회 문건' 파문 당시 청와대가 검찰과 수사 축소를 협의한 정황이 있다고 추가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망록에는 당시 정윤회 문건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2014년 11월28일 청와대 회의 결과로 '식당 CCTV 분석'이라는 문구가, 다음날에는 '검찰 수사 착수-수사로 진상규명'이라는 문구가 각각 적혀 있다.

실제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하루 뒤인 같은 해 12월2일에는 '휴대폰, 이메일, 통신 내역 범위 기간', '압수수색', '청와대 3비서관 소환 등 협의' 등의 메모가 남겨져 있다.

아울러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12월3일 "대통령 충성, 사랑은 자기희생으로 표현해야. 불만, 토로, 누설은 쓰레기 같은 짓"이라고 했고, 12월13일 "문건 유출사건-조기종결토록 지도"라고 언급했다는 내용이 비망록에 담겼다고 TV조선은 전했다. 이듬해 1월5일 검찰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해 정윤회 문건을 '지어낸 이야기'라고 결론내린 바 있다.

또한, 이 방송은 비망록에 정윤회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전 경정과 관련해 "박관천에 대한 조치 방향", "좌천, 승진, 가능보직 선정"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면서 이는 청와대가 박 전 경정을 회유하려고 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전날 사퇴한 김영환 사무총장 후임으로 3선인 유성엽 의원을 임명하고, 비대위원으로는 김동철 김관영 의원을 추가로 선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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