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뇌과학을 통한 '느린 학습자 클리닉'] 난독증, 지능 아닌 뇌기능 차이 인식을

아이가 시각적으로 문자를 습득하고 발음을 배우는 것이 힘들고, 글자를 거꾸로 쓰는 어려움으로 학습의 비정상적 수행을 보이는 장애를 난독증이라 하며, 학습장애의 일환으로 주로 언어 이해력 발달과 읽기 학습에 영향을 준다.

원인은 경미한 뇌 기능장애 혹은 감별하는 뇌 기능 이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지각력과 인식력,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단지 이해력 부족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해력과 해독의 문제를 구별해서 보아야 한다.

또한 단순히 읽는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구두에 의한 의사소통, 정리 정돈 기술, 지시 사항 따르기, 시간에 관련된 것을 늦게 배우는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때로는 증상이 너무나도 다양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기초 수학 공식을 배우거나 암산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나, 고급 수학이나 기하학에는 특별한 재능을 보이기도 한다. 신체가 다소 서툴게 반응하여 운동 신경이 뒤처질 수 있으나, 반대로 운동에 뛰어난 재능을 보유할 수도 있으며 고도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미술, 음악, 연기와 같은 분야에서 재능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편 문제 해결을 잘하는 능력도 있어, 특히 조각 퍼즐 맞추기, 레고를 만들기, 전략적인 게임을 매우 잘하는 경우도 있다.

흔히 난독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의 결과를 지능이 모자라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뇌 기능의 차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워싱턴 대학교에서 실시된 연구를 보면, 난독증이 있는 아이들은 간단한 언어 과제를 실행할 때 정상 아이들보다 거의 5배 이상의 두뇌 영역을 사용한다는 것이 밝혀져 난독증 아이들이 학습에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실제 미국연구조사에 의하면 경미한 정도를 포함하면 인구의 거의 20% 정도가 난독증에 해당된다고 한다. 난독증의 인지적 취약점은 음성을 듣고 인식하기가 어렵고, 단어 재생 혹은 자동적으로 이름 대기가 어렵고, 시각 자극에 서서히 반응하고, 글자, 숫자의 순서를 저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순서 개념, 순차적 처리가 어렵고 ㄱ과 ㄴ, 6과 9의 구분이 힘든 시각적 혼동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이런 가능성이 있는 아이의 '조기 특징'은 말을 할 때 단어의 음성표현이 뒤죽박죽이거나 공간, 시간, 방향을 나타내는 단어를 자주 혼동한다. 또한 알려진 대상에 대한 단어를 혼동하며, 언어 발달이 느린 편이다. 말을 할 때 자주 주저주저하든지 더듬는 등 비정상적인 스피치 경향이 있고, 일반적으로 행동이나 학습에 어려움이 있다. 지시를 기억하고 따라 하기가 어렵고, 참을성이 부족하고 쉽게 좌절하는 경향이 있다. 옷을 입거나 단추를 잠그고, 신발 신기 등 미세 근육운동이 어려우며, 자주 넘어지고 부딪히고 쏟거나 공을 받고, 차고, 던지기가 어렵다.

인간의 두뇌발달을 살펴보면 출생 5개월까지 어머니와 자신이 떨어지지 않고 일체감으로 느끼는 공생기를 거쳐 이 시기가 지나면서 서로 분리된 존재로 인식하는데 이때부터 3차원적인 사고가 생겨나며 주로 우뇌가 그 기능을 담당한다. 이후 언어를 습득하며 2차원적인 사고가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이런 언어적인 기능을 좌뇌가 맡기 시작한다.

난독증의 경우 3차원적인 발달 단계에서 언어적인 기능을 하는 2차원적 발달 단계로의 이행 과정이 신경학적인 문제로 인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이다. 따라서 2차원적인 언어를 3차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아동들이 그림책을 볼 때 뒷면을 보려 하는 경향이 종종 있는데 이것은 2차원적인 그림을 입체로 보려는 난독증의 경향에 속하는 것이다. 즉, 3차원으로 보면 ㄱ과 ㄴ, 6과 9는 같은 형태로 지각될 수 있다.

지금의 교육 환경이 주로 언어중심의 학습과 평가를 하고 있어 3차원적 입체적 사고를 하는 난독증 아이들이 실패자가 될 확률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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