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님! 우리 대한민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갑질을 하고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씨를 향했던 미움이 이젠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엔 연일 불거져 나오는 대통령 측근들의 온갖 비리와 분탕질에 경악하고 분노했었는데 이제는 현 시국에 대한 대통령의 안일하고 편협한 시각과 그 대처 방식에 분노하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한 번의 기회가 박 대통령에게 더 남아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용암처럼 끓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려 현 시국을 안정시키고 박 대통령께서 역사에 더 큰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이제 단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그것을 사용하는 데도 주변의 눈치를 보거나 미적거릴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는 다음과 같은 용단이 담겨지길 제안해 봅니다.
첫째, 온 국민의 가슴에 와 닿는 진솔하고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참회를 하시기 바랍니다. 앞서의 기자회견이 실패한 것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사태의 진원지이자 몸통은 바로 저 박근혜입니다. 최순실의 갑질과 잘못된 행동, 대기업 강제모금과 문화융성사업의 계획과 추진을 비롯한 모든 일이 저의 잘못된 판단과 실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침체한 우리 경제를 살려보고자 하는 저의 성급함이 많은 부작용을 가져왔고,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대기업의 도움을 받으려는 전근대적인 민관 협력 방식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저의 아둔함과 리더십의 부족 때문입니다." 그동안 쌓여온 국민들의 분노와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 드리는 데 사과의 방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새누리당을 탈당하십시오. 다 죽어가던 당을 다시 살려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집권에 성공한 그 공로와 과정을 생각하면 탈당을 결심하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한발 앞선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셋째, 여야 합의로 구성될 거국내각의 총리에게 전권을 이양하십시오. 거국내각의 구성에 관여할 생각을 버리시고 국회로 넘겨 여야 합의로 결정토록 하십시오.
넷째, 이미 말씀하신 대로 검찰 또는 특별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시고, 더 나아가서는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날 자진하여 검찰에 출두하여 민간인으로서 추가적인 수사를 받고 법에 따라 벌을 달게 받겠다고 하십시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퇴임 후에 무엇을 하신다는 생각은 아예 버리시고 20년여 전처럼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갈 계획을 밝히십시오. 현 사저를 팔고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여 조용히 검소하게 살겠다는 퇴임 후 삶의 구상을 밝히십시오. 작은 집을 사고 남은 돈은 불우 이웃이나 탈북자 등을 돕는 데 쓰도록 내놓는 건 어떨는지요. 퇴임 후 받을 대통령 연금만으로 종심소욕(從心所欲)하면서 사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혈육의 정을 되찾고 동기간에 의좋게 살겠다는 뜻을 국민들께 밝히시기를 권합니다. 그동안 최씨 집안을 가까이하느라 멀어진 근령 씨와 지만 씨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형제'자매간에 의좋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하십시오. 돌아가신 아버님과 어머님께서도 무척 바라고 기뻐하실 일이기도 합니다. 대통령께서 이러한 결심을 밝히시면 인륜이 땅에 떨어져 혈육과 동기간의 정을 돈보다 우선시하는 지금의 우리 사회에 가족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는 신선한 충격이 될 것입니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진정성이 담긴 대통령의 사죄와 참회의 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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