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갤러리신라 '마에다 노부아키' 전

수직·수평선으로 보여주는 자연의 힘

마에다 노부아키 작
마에다 노부아키 작 '무제'

물질이나 색채 등의 물리적 요소를 회화로 환원하는 미니멀적인 회화 작업을 해오고 있는 마에다 노부아키의 개인전이 갤러리신라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대지-수직과 수평'(The Earth-Vertical and Horizontal)이다. 금년 봄에 두 차례나 지진이 일어난 일본 구마모토에 살고 있는 마에다 작가는 그 시간을 이겨내면서 예술가로서의 자신과 예술 작품이 자연의 힘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들려준다. 이번 전시는 그 혼돈의 시간을 예술로 이겨내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마에다의 회화에는 순도 높은 색채 혹은 거의 단색으로 도포된 화면에서 흔들림과 빛으로 가득 찬 모습을 볼 수 있다. 화면을 분할하고 있는 수직선과 수평선은 각각 대지와 인간을 뜻한다. 우리는 수직 기둥과 벽, 그리고 수평인 바닥과 테이블이 있는 수직과 수평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런 신체성을 동반한 중력 감각과 수평 지향은 그의 회화 작업의 근원적 요소인 직사각형 프레임에서 구조화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의 형태는 거의 정사각형에 가깝지만, 세로 방향으로 약간 늘어난 직사각형이다. 이 가로, 세로의 비율은 작품의 크기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마에다에게 이것은 경험에서 나온 일종의 황금 비율이다. 또한 그는 캔버스에 수직 수평선만 의도적으로 남겨두고 아크릴 물감을 얇게 개어서 수십 회 바른다. 염색 기법으로도 볼 수 있는 그의 화면은 색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색이 그곳에 있게 바름으로써 캔버스, 물, 물감을 일체화시킨다. 그의 작품은 물감의 존재감보다는 발광체처럼 안쪽에서 반짝임으로써 깊고도 숭고한 색채로 나타난다.

마에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형작품을 포함한 신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홀 B에서 전시되는 작품은 규슈조형대학 교수 재직 시 교류가 있었던 고 박남희 전 경북대 교수에 대한 헌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12월 5일(월)까지. 053)42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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