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이, 두꺼비, 봉달이, 연뚱(연약한 뚱땡이)…. 마을의 64명 어른은 모두 별명이 있다. 아이들도 이모, 삼촌 대신 별명을 부른다.
어른과 아이 사이에 벽을 허물고 친구가 되기 위해서다. 집집이 담장도 없고 대문도 늘 열려 있어 아이들은 이웃집을 제집처럼 드나들고, 밥때가 되면 아무 집에서나 끼니를 해결한다. 저녁때면 마을 단체대화방에 '우리 아이 지금 어디 있나요?'라는 문자가 수없이 오른다. 이 마을에선 '남의 집 아이'가 아닌 '우리 집 아이'로 생각하며 함께 키우고 있다.
32가구에 어른 64명, 아이 60명. 예꽃재 마을 현황이다.
전원마을을 조성한다며 주민을 처음 모집한 건 2011년. 하지만 조성업체와 주민들 사이 갈등을 겪고 무산됐다. 2013년 12월, 주민들이 직접 나섰다. 손해 본 돈과 시간을 감수하고, 똘똘 뭉쳐서 '아이들이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갔다. 학원에 보내지 않고, 대신 종일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고 함께 놀 친구들도 생겼다. 이들은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아닌 '같이 놀 때'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다. 도시의 각박한 삶에서 벗어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예꽃재 마을의 사연은 16일 오후 7시 35분에 KBS1 TV '사람과 사람들-우리가 이 마을에 사는 이유'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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