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장차 이화 200년을 바라보는 '혁신 이화'의 기치를 높이 올리겠습니다." "흩어진 지지자들을 통합으로 한데 모아 반드시 정권 교체하겠습니다."
앞은 2013년 2월 25일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 한 토막이다. 가운데는 2014년 7월 29일 이화여대의 최고 책임자로 취임한 최경희 전 총장의 각오다. 마지막은 올 8월 27일 더불어민주당 당 대회에서 선출된 추미애 신임 대표의 의지이다.
이들 세 여성 지도자가 밝힌 포부는 모두 뜻함이 무엇인지 분명하다. 듣는 이로 하여금 펼쳐질 미래를 꿈꾸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들에게 관심을 두고 큰 기대를 걸 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 여성의 화려한 등장을 반기면서 고무돼 환호한 까닭도 그래서일 것이다.
세 여성은 닮은꼴이 여럿이다. 먼저, 모두 대구의 딸이다. 박 대통령은 대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최 전 총장과 추 대표도 대구에서 여고를 마쳤다. 지도자 위치에 오르며 새로운 기록을 세운 점도 그렇다. 물론 남다르고 긍정적인 기록과 함께 다른 일도 없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우선 남다른 기록이다. 박 대통령은 첫 여성 대통령이자 아버지(박정희)에 이은 첫 부녀 대통령이 됐다. 최 전 총장은 1886년 이화여대 설립 이후 첫 이공계열 총장이란 찬사를 받았고 역대 네 번째, 1980년 이래 가장 젊은 총장 기록을 세웠다. 추 대표는 60년 넘는 민주당 역사의 첫 대구경북 출신 여성 당수였다.
이와 다른 공통의 일도 겪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대국민 사과를 두 번이나 했다. 60년 헌정 사상 첫 검찰 조사도 받는다. 촛불집회의 성난 민심으로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도 불투명하다. 말하자면 박 대통령이 세울 진기록은 미지수인 셈이다.
최 전 총장도 학내 문제에다 최순실 딸(정유라)의 부정 입학과 학사 특혜 의혹 여파로 4년 임기를 못 마치고 지난 10월 19일 사퇴해 첫 불명예 퇴진 총장이란 딱지를 얻었다. 추 대표는 최순실 사태 해결을 위해 14일 자신의 제안으로 15일 박 대통령과 만나기로 했다가 당내 반발로 스스로 철회하는 좌절을 맛봤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는 삶이다. 대구 세 여성 지도자의 부침(浮沈)도 그렇다. 이들에게 교훈을 얻는 일만 남았다. 어떻게 살고 처신할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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