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가을 3~10세 어린이에 나타나는 '소아자반증'

단순 두드러기인 줄 알았는데 '혈관염'

보라색 반점 생기고 관절통

심한 복통에 혈변까지 일으켜

혈소판 줄면서 자반 생기거나

혈관에 알레르기성 염증 발생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소아자반증을 앓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소아자반증은 봄·가을에 3~10세 어린이들이 자주 겪는 일종의 혈관염이다. 피부에 붉거나 보라색 반점이 생기고 발진, 관절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 발진 외에 다른 증상이 없어 알레르기 질환이나 두드러기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없어지지만 복통이나 구토, 혈변, 췌장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나 두드러기로 오인

소아자반증은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이나 알레르기성 자반증이 잦다.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혈액 속의 혈소판이 줄면서 피부 아래 출혈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백혈구와 적혈구 수치는 정상이지만 출혈을 막아주는 혈소판이 정상보다 3분의 1(15만㎣) 이하로 감소하는 게 특징이다.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이 생기면 잘 지내던 아이에게 갑자기 온몸에 작은 점상 출혈과 자반이 나타난다. 팔, 다리 발진 외에는 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단순한 피부 발진으로 오해하기 쉽다. 원인은 호흡기질환을 앓았거나 생백신 접종, 약물 복용, 헬리코박터파일로리 감염, 음식물 섭취 등이 꼽힌다.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지만, 혈소판 수치가 크게 떨어졌을 때는 아이의 몸이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피부를 세게 긁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작은 모세혈관에 알레르기성 염증이 생기는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피부 자반뿐 아니라 심한 복통과 관절통, 혈뇨 혹은 단백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온몸의 모세혈관이나 세동맥 등에 알레르기성으로 추정되는 혈관염이 생겨 혈관 장애를 일으키는 게 특징이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바이러스나 연쇄상구균 감염, 음식이나 약물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두드러기 모양이던 자반이 붉게 변한 뒤 점차 적갈색으로 퇴색한다.

◆자연 치유되지만 재발 반복하기도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환자 10명 중 8명은 6개월 이내에 자연적으로 낫는다. 그러나 환자 중 10%가량은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하고, 드물게는 심각한 머리 속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치료에는 항체 정맥주사와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 항-D 정맥주사 등이 사용된다. 출혈이 심하면 혈소판 수혈과 항체 정맥주사,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비장절제술 등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스피린처럼 혈소판 기능을 약화시키는 약은 피하고 타박상을 입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확진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 없다. 다만 소변검사를 반복적으로 해서 콩팥에 침범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4, 5주 내에 회복되지만 재발이 반복되기도 한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통증조절과 충분한 수분공급 등 대증치료를 하고, 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항생제 처방을 한다. 관절통이나 심한 복통은 스테로이드로 완화시킬 수 있지만 질환 자체가 낫는 것은 아니다.

하정옥 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백혈병이나 전신성 홍반성 낭창, 림프종, 재생불량성 빈혈 등과 감별이 중요하다"면서 "자가 진단을 하지 말고 자반이 생기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하정옥 대구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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