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30명에 1,500만원 전달식
12일 오전 문경시 장애인종합복지관 강당. 홍익장학회의 장학금 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홍익장학회는 초등학생 4명, 중학생 9명, 고등학생 11명, 대학생 3명, 생계가 어려운 장애인 3명 등 총 30명의 문경 학생에게 1인당 50만원씩 1천500만원을 지급했다.
행사에는 고윤환 문경시장과 학생, 가족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28년 동안 참석해온 홍익장학회의 설립자인 김홍(71) 회장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부인 이경자 씨가 참석했다. 이 씨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고인의 평소 남달랐던 지역사랑과 나눔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홍익장학회 운영은 지속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부 참석자들과 학생들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문경시 관계자로부터 지난달 18일 김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 회장의 작고 소식이 알려지지 않은 터라 행사 분위기는 엄숙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 회장이 운영했던 홍익한약방의 이름을 따 지난 1988년 만들어진 홍익장학회는 올해까지 29년째 학생 828명에게 2억50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척추장애인인 김 회장은 초대 문경시 장애인종합복지관장을 지냈다. 그는 1994년부터 2002년까지 만 8년을 장애인복지관장을 맡으면서 해마다 2천만원가량을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가정에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지역장애인 복지에 헌신해 왔다. 2001년에는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고자 사재 7억여원으로 장애인 직업재활기업 '홍익제지'를 설립하는 등 장애인 고용문제 해결에도 노력해 왔다.
김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함께 홍익장학회의 수입원이었던 홍익한약방도 최근 문을 닫았다. 하지만 김 회장의 뜻이 동료 한의사와 지역사회로 확산돼 홍익장학회 사업은 지속될 전망이다. 문경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엄용대 원장은 이날 홍익장학회에 사재 500만원을 출연하면서 홍익장학회의 지속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지난 28년간 장학금 수여식에서 강조해온 말이 있다.
"주위 환경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자신감과 용기를 갖고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결과는 반드시 오게 돼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포기하지 않듯이 나 역시 홍익장학회 운영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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