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핫플레이스]달성군 냉천전원음식점지구

가창한우식육식당
가창한우식육식당

입동(立冬)이 지났으니 이제는 겨울이라고 해야 맞을 테다. 아침저녁으로 꽤나 쌀쌀한 날씨도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하지만 만추의 서정을 느끼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 떠나가는 가을을 배웅하러 대구 달성군 가창면 냉천전원음식점 지구를 찾았다.

◆별유천지의 가을 풍경

쭉 뻗은 신천대로를 달려서 용계교를 지나니 눈 호강이 시작된다. 좌우로 펼쳐진 산들을 예쁘게 물들인 울긋불긋 단풍에 연신 감탄사가 나온다. 진부하긴 해도 한 폭의 수채화란 표현이 가장 어울린다.

잠시 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넓은 가창로를 벗어나 호젓한 가창로 199길로 접어든다. 빨간 단풍잎이 차창을 스치듯 가까이서 반긴다. 대구 도심에서 승용차로 10여 분 거리이지만 말 그대로 별유천지(別有天地)다.

주변 풍광을 즐기려면 시내버스를 타고 오는 게 더 낫다. 급행2'240'304'405'413'449'가창2번 버스가 다닌다.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타보니 40여 분 만에 도착했다.

◆공영개발사업으로 음식점 조성

10여 곳의 음식점'카페가 성업 중인 냉천전원음식점지구(면적 3만8천434㎡)는 달성군이 2003년부터 공영개발사업으로 조성했다. 냉천리 유원지 지구 내에 고급 음식점들을 유치, 주변 휴양관광시설과 연계되는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달성군에 따르면 사업비 104억7천만원을 들여 2006년 8월에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자리를 잡기까지는 어려움이 컸다. 음식점 15필지에 대한 공개입찰은 비싼 분양가격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유찰을 거듭한 끝에 재분양으로 이어졌다. 결국 2006년 말 시작한 분양은 2010년 2월이 되어서야 완료됐다.

◆"지자체 홍보 지원 필요해요"

달성군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난 7월 냉천유원지 내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의 옥외영업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옥외영업장에서는 식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간단한 이동식 편의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조리시설의 설치 및 조리는 불가하다.

하지만 냉천전원음식점지구 음식점 대표들은 행정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내버스 노선을 조정, 전원음식점지구를 통과해달라는 것과 군청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를 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업소 대표는 "가까이에 있는 스파밸리'힐크레스트(옛 허브힐즈) 같은 위락시설은 알아도 전원음식점지구를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며 "지방자치단체가 홍보에 더 신경을 써주면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목원

늦가을과 겨울이 제철인 꼬막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음식점. 전라도로 시집가서 보성에서 20년 넘게 같은 상호로 꼬막 전문점을 운영해온 유경희 대표가 2년 전 열었다. 대부분의 재료도 전라도산. 꼬막 정식에는 꼬막 야채무침, 양념 꼬막, 꼬막전 등 20여 가지 밑반찬이 올라온다. 꼬막전'키조개전'소고기 육전을 함께 내는 모듬전도 별미. 유 대표는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곳이지만 음식에만 집중한 덕분에 생각보다 일찍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소개했다.

▷대표 메뉴: 꼬막정식(1인 1만5천원), 모듬전(4만~6만원)

▷전화번호: 053)768-5570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30분

◆강원도집

가창댐 근처에서 영업하다 현재 자리로 옮겨왔다. 상호 그대로 강원도 출신인 이종희 대표가 강원도 음식을 차려낸다. 가장 많이 찾는 메뉴 가운데 하나인 옹심이 수제비는 대표적 강원도 향토 음식이다. 옹심이 역시 새알심의 강원도 사투리. 이 대표는 "매장에서 손수 만드는 반죽에 일절 밀가루를 넣지 않아 잘 퍼지지 않는다"며 "쫄깃한 식감이 신기하다며 찾는 분이 많다"고 귀띔했다. 숯불에 구워서 내는 오리'돼지'닭불고기도 인기다.

▷대표 메뉴; 옹심이수제비(5천원), 오리불고기(2인분 1만9천원)

▷전화번호: 053)767-9192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참나무화로숯불닭갈비

냉천전원지구에 올 3월 새로 보금자리를 튼 닭갈비 전문점. 대구에서 그리 흔하지 않은 메뉴인 닭갈비 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는데 양념과 소금구이 두 종류가 있다. 카페 같은 분위기의 매장은 조리 방식 차이 때문에 숯불닭갈비와 철판닭갈비를 먹는 테이블이 따로 나뉘어 있다. 매일 바뀌는 다양한 밑반찬은 셀프 바 형태라 마음껏 가져다 먹으면 된다. 김수희 대표는 "강원도 춘천에서 공급받는 닭다리만 쓴다"고 강조했다.

▷대표 메뉴: 숯불'철판닭갈비(300g 1만1천원), 닭볶음탕(8천원'오전 11시~오후 3시)

▷전화번호: 053)767-5959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온누리장작구이

2009년 문을 연 바비큐 전문점. 오리와 돼지 삼겹살'목살 등을 참나무 장작 가마에서 굽는다. 매장 앞마당에서는 모닥불을 피워 고구마 굽기 체험이 가능하고, 매장 내에 전자오락기를 갖춰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손님이 많다. 2층에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단체석이 있어 연말 송년회 장소로도 적당하다. 김상엽 대표는 "2010년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무척 힘들었지만 이제는 고기를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다행"이라며 웃었다.

▷대표 메뉴: 오리 장작구이(1마리 기준 4만3천원), 통삼겹살(450g 기준 2만6천원)

▷전화번호: 053)765-9293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1시

◆정우영 조방낙지

전남 목포, 경남 통영 등지에서 가져오는 산 낙지를 당귀, 치커리, 청경채 등 12가지 쌈채소와 함께 푸짐하게 차려낸다. 구미에 본사를 둔 '정우영 조방낙지' 대구점으로 7년 전 개업했다. '조방'은 일제강점기 부산 자유시장 인근에 있던 조선방직의 줄임말로, 서민들이 저렴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낙지골목으로 유명한 곳이다. 장범식 대표는 "마당에 그네와 토끼'닭'공작새를 키우는 공간이 있어 주말이면 어린이 손님들로 늘 북적인다"고 전했다.

▷대표 메뉴: 산낙지볶음(1만5천원), 산낙지연포탕(1만5천원)

▷전화번호: 053)765-9294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가창한우식육식당

매장 입구에서 정육점을 함께 운영하는 6년 차 식육식당. 식당에서 구워먹으려면 상차림비(1인당 2천원)가 따로 들지만 저렴한 가격 덕분에 늘 손님들로 붐빈다. 1등급 이상인 소고기는 '경북대구한우협동조합'에서 가져다 쓴다. 한우옛날불고기, 영양갈비탕 같은 식사류도 인기가 좋아 전체 매출에서 고기 판매와 식사 판매가 절반 정도씩 차지한다. 윤규혁 대표는 "좋은 고기를 싸게 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이 점점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대표 메뉴: 갈비살(100g 기준 1만2천500원), 한우옛날불고기(200g 기준 1만원)

▷전화번호: 053)764-9992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팔수식당

독특한 상호는 위미화 대표의 시아버지인 박팔수 씨의 이름에서 따왔다. 청송 부남면에서 20년 넘게 영업해온 오리요릿집이기도 하다. 감초, 당귀 등 7가지 한약재와 버무려서 내놓는 이곳 오리고기는 축산물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과 등급판정확인서를 갖췄다. 대패삼겹살처럼 얇은 데다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위 대표는 "메뉴에는 없지만 식사와 함께 제공하는 오리탕을 좋아하는 어르신 손님이 많다"고 했다.

▷대표 메뉴: 오리불고기(800g 기준 3만6천원), 솔잎오리훈제(600g 기준 2만9천원)

▷전화번호: 053)743-3542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

◆새별낙지

낙지 요리 경력 10년이 넘는 베테랑 요리사 김현철 대표가 2013년 열었다. 신선한 낙지에다 김 대표의 손맛까지 더해져 일찌감치 맛집으로 인정받았다. '낙만파'(낙지볶음'왕만두'해물파전), '낙새파'(낙지볶음'새우튀김'해물파전) 세트 메뉴도 단돈 1만원이라는 가성비를 앞세워 인기다. 김 대표는 "낙지가 대표적인 스태미나식품으로 알려져서인지 교외로 나오는 자전거동호회 손님이 많다"며 웃었다.

▷대표 메뉴:낙지볶음덮밥(7천원), 산낙지해물찜(5만9천~7만4천원)

▷전화번호: 053)767-0021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30분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