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박명재 사무총장 사의 표명…흔들리는 친박

박명재 사무총장이 사퇴를 시사하면서 친박 지도부가 흔들리고 있다. 박 사무총장은 17일 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이정현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단체 목소리를 내자 사무처 수장으로서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박 사무총장은 17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직원들의 결의안을 누구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저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 사무처 당직자 전원은 이정현 대표와 사퇴와 비박계가 주축인 비상시국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이같은 발언은 사무처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구성원들의 대표 사퇴 요구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정현 대표에게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나중에 밝히겠다"고 했고, 18일 공식 사퇴 발표를 하느냐는 질문에도 "곧 입장을 밝히겠다"고 사퇴를 시사했다.

복수의 새누리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 사무처 직원들의 결의안 발표 직후 박 사무총장은 사표 준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친박계 의원들의 강한 만류로 이 대표에게 사표를 직접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상 드러난 박 사무총장의 사퇴 시사 이유는 사무처 직원들의 대표 사퇴 결의안이지만 사퇴 고민은 그전부터 있었다고 주변 의원들은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대구경북의 한 의원은 "박명재 의원이 원래 친박은 아니지 않느냐. 친박 지도부 안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이 많아 보였다"며 "강석호 의원은 최고위원을 사퇴했지만 사무총장은 최고위원과 달리 대표 임명직이니 이정현 대표의 정치적 상황이 안 좋다고 아무런 이유 없이 사표를 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6월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였을 때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그는 이정현 지도부가 출범한 뒤에도 자리를 지켰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재선의원이 집권 여당 사무총장을 맡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립 성향의 그는 친박과 비박 모두 거부감을 보이지 않아 사무총장으로 발탁됐지만, 친박 일색 지도부에 몸을 담으며 원치않게 친박이 됐다. 한편 당 살림살이와 전당대회를 책임지는 박 사무총장이 사퇴할 경우 당 운영은 물론 1월 조기전당대회를 주장한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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