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관심이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미중 정상의 만남보다 왕양(汪洋) 부총리의 미국 방문에 쏠리고 있다.
APEC 회의에 참석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는 수준의 짧고 의례적인 양자회담을 가졌다고 중화권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중미 관계의 관건적 순간에 직면해 있다"며 "양측이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공조해나가면서 이견을 관리하고 양국관계의 순조로운 이양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핵 위협에 대해서도 논의하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재차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철강을 비롯한 산업 분야에서의 과잉생산 문제도 거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번 회담에서는 이렇다 할 핵심 의제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외적인 표현과는 달리 시 주석도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 자체를 그다지 중시하는 태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레임덕' 상태이어서 뿐만 아니라 미국 대외정책 방향의 키를 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온통 관심이 쏠려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APEC 회의 전략도 미국 자체보다는 다른 진영의 국가 정상들과 만나고 보호 무역주의 등에서 자국의 세를 불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저신(張哲馨)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트럼프 체제에서 미·중 협력관계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그래서 중국은 트럼프가 취임 후 첫 3∼4개월간 무엇을 할지를 면밀히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1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왕 부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할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1시간 30분간 회담을 한 것에 적잖은 자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아베와 트럼프의 회동 소식에 "우리는 국가 간 정상적인 관계 발전을 환영하지만, 관련 국가의 협력이 제삼자의 이익을 훼손하면 안 된다"며 중국의 불편한 심경을 노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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