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보틱스㈜'(Hyundai Robotics)의 대구 이전이 지난 15일 현대중공업 이사회에서 확정된 후 지역 산업계가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특히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유치(2010년) 등 로봇산업 육성에 공을 들여온 대구시는 마침내 '현대'라는 대기업을 파트너로 맞게 됐다.
대구시는 "내년 2월 이후 양산에 들어가는 현대로보틱스는 생산 규모를 기존의 2배 가까운 연간 8천 대로 늘리고, 의료로봇'첨단로봇으로 사업 영역도 확대할 것"이라며 "산업 연관 효과와 지역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 로봇전문가들도 '현대로봇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 김진대 본부장은 "중소기업 비중이 큰 대구는 자동차 부품 조립 등 제조 현장에 산업용 로봇 수요가 크다"며 "특히 현대로보틱스와 지역의 중소 로봇 분야 기업이 협력해 로봇부품 국산화나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자동화 로봇에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ICT기업과의 협력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대로보틱스는 현재 57개사 협력사 중 45개사를 영남권에 두고 있다. 이 중 대구는 지방자치단체의 로봇산업 육성 의지가 강하고, 로봇 관련 R&D 기관도 포진해 현대로선 매력적인 이전지로 평가된다.
(사)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 김창호 회장은 "대구에는 로봇의 주요 부품인 센서'구동'제어기를 완성 로봇기업에 공급하는 중소업체들이 많다. 협회 회원사만 대경권에 80여 곳 이른다"면서 "현대로보틱스가 주관기관이 되고, 지역 로봇 업체들이 참여해 로봇 분야 R&D 국가 과제를 수행한다면 지역 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박기한 단장은 "로봇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총아"라며 "현대로보틱스 이전으로 대구는 거대한 '로봇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와 연계해 의료용 로봇 등 개발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진환 삼익THK 본부장은 "감속기, 모터류 같은 제조 로봇의 필수 부품은 일본, 유럽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는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현대로보틱스와 지역기업이 함께 부품 국산화 성과를 냈으면 한다"고 바람을 말했다.
현대로보틱스 유치는 기업뿐 아니라 관련 분야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지역 대학 중에는 영남대가 내년부터 정원 60명의 로봇공학과를 신설'운영하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은 로봇공학 전공(대학원)과 IoT 로봇융합연구부에서 석'박사 인력 60명을 양성하고 있다.
영남대 로봇기계과 이재원 교수는 "로봇 업체 유치 등 로봇산업 기반이 지역에 탄탄히 자리 잡으려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들을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문전일 교수는 "현대로보틱스가 대구로 이전하더라도 기존 울산 소재의 협력업체들이 모두 (대구로) 오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지역의 자동차'기계'IT 기업들이 현대로보틱스와 대'중'소기업 협력 모델을 만들고, 더 나아가 관련 분야 인재를 지역에서 키워 공급한다면 대구경북은 로봇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로보틱스는 내년 2월까지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7만8천㎡ 부지에 본사와 공장을 완공하고 1천500억여원을 투자해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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