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웅(57·사법연수원 16기) 장관은 29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이 올바르고 더 나은 길인지 심사숙고한 끝에 사직하기로 했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사직을 결심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오직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의 자세로 국민에게서 신뢰받는 법무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민무신불립'이란 윗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백성이 동요해 이탈하게 된다는 뜻의 4자 성어로 논어 '안연편'에 나온다.
그는 "법무·검찰은 국가 존립의 근간인 법질서 확립을 이루어 낼 막중한 책무가 있음을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어려울수록 원칙과 정도를 굳게 지키고 각자 맡은 바 임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법무·검찰 개혁에 대한 각계의 요청이 빈발하는 등 쉽게 헤쳐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다"면서 "위기를 맞아 잘못된 것을 고치고, 바로 세운다는 부위정경(扶危定傾)이란 말처럼 그동안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고 법무·검찰에게 주어진 소명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깊이 인식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지금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고, 오직 국민의 뜻을 소중히 받들어 공정하고 바르게 법집행을 해나간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법무·검찰로 우뚝 설 수 있다"고 거듭 말했다.
지난해 7월 박근혜 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김 장관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의혹 수사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최씨와 공동정범으로 지목되고 피의자로 입건된 다음 날인 이달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장관은 당시 "지금의 상황에서는 사직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사의를 거두도록 여러 차례 설득했으나 김 장관이 뜻을 굽히지 않자 결국 28일 사표를 수리했다. 김 장관의 재임 기간은 510일이다.
후임 장관이 인선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장관이 물러남에 따라 법무부는 당분간 이창재(51·연수원 19기)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이임식에는 이 차관, 김주현 대검 차장 등 법무부·대검찰청 소속 검사와 직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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