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대표 희곡 '갈매기'가 대구에서 처음 공연된다. 또 두 차례 공연이 서로 다른 캐스팅을 선보이며 두 가지 버전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대구시립극단의 '갈매기' 연극 공연이 12월 2일(금) 오후 8시와 3일(토) 오후 5시, 이렇게 두 번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개최된다.
'갈매기'는 체호프 극작술의 정수이자 현대연극의 기점이 된 작품으로 꼽힌다. 1896년 발표된 이후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꾸준히 무대화되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지닌 꿈, 사랑, 고민, 갈등은 당시는 물론 지금 현대인들의 삶도 여실히 비춰주기 때문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얽히고설킨 사랑, 소통의 부재는 놀랍게도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큰 아픔이다. 연극이 던지는 화두는 인생에 대한 끝없는 물음이다. 체호프 자신은 이 작품을 희극이라고 밝혔지만, 꿈을 포기하거나 황폐한 삶을 사는 극 중 인물들의 모습은 비극에 가깝기에, 이 경계에서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대구시립극단은 러시아 문학 전문가 김규종 경북대 노어노문과 교수를 초빙했다. 김 교수는 이 공연 희곡 번역에 참여했고, 김 교수의 도움으로 배우들은 연구 및 분석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였다.
그리고 4개 배역이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된다. 아르카지나 역은 백은숙과 김진희(객원), 트레플료프 역은 최우정과 김명일, 니나 역은 김경선과 김정연, 샤므라예프 역은 김재권과 박상희가 맡는다. 이외에 소린 역은 천정락, 안드레예브나 역은 김미화, 트리고린 역은 김동찬, 도른 역은 강석호, 메드베젠코 역은 박찬규, 야코프 역은 황승일, 마샤 역은 석효진(객원)이 분한다.
연출을 담당한 최주환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은 "현실에 기반 하지 않는 형이상학은 현실에 대한 지나친 치우침만큼이나 부정적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어느 것에도 지나침이 없는 조화가 인간의 삶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작품 줄거리는 이렇다. 유명 여배우 아르카지나는 자신의 연인인 유명 소설가 트리고린과 함께 오빠 소린의 저택에 손님으로 머문다. 아르카지나의 아들 트레플료프는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꿈꾸는 작가 지망생이다. 어머니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형식을 거부하며 오히려 조롱한다. 그의 연극을 이해하는 건 그를 짝사랑하는 마샤와 소린의 주치의 도른뿐이다.
저택의 청지기 샤므라예프의 아내 안드레예브나는 도른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거부당한다. 배우 지망생 니나는 트레플료프의 사랑을 거부하고 트리고린을 사랑하게 된다. 이에 분노한 트레플료프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마샤는 트레플료프를 잊기 위해 자신을 사랑해주는 무능한 교사 메드베젠코와 결혼하기로 한다. 아르카지나는 트리고린과 함께 모스크바로 떠나고, 트리고린을 따라 모스크바로 간 니나는 그와 동거를 하게 되지만 결국 버림받게 된다.
R석 1만5천원, S석 1만2천원. 053)606-6323, 6344.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