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내 아내, 내 딸 살려주세요."
포항 북구 대형 여성전문 병원이 유산 수술 도중 산모를 의식불명에 빠트리는 사고(본지 23일 자 10면 보도)를 냈다. 해당 산모는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불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산모 가족들은 "산모가 수술 후 회복 단계에서 뇌출혈이 발생했다"며 병원 측의 위급 상황에 따른 늑장 대처를 원망하며 의료사고를 주장했다.
산모 최모(37) 씨 가족과 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쯤 병원을 방문한 임신 9주 차 최 씨는 평소 진료받던 의사 A씨로부터 태아가 숨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날 최 씨는 소파(인공유산) 수술을 받고자 몸 상태를 확인하던 중 혈압이 평소보다 높다는 사실을 병원 측이 발견하고 수술 시간을 잠시 미뤘다.
휴식 후 수술을 무사히 마친 최 씨가 회복실에 들어간 지 한참이 지나자, 병원 측은 가족들에게 "최 씨가 마취에서 깨어났지만, 어지럼증을 계속 호소하고 있어 면회가 어렵다"고 알렸다.
가족들은 병원 측 말만 믿고 기다렸지만, 최 씨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수술이 끝난 지 2시간이 지나서야 병원 측은 119를 불러 최 씨를 포항 시내 한 종합병원으로 옮겼다. 가족들이 병원 측의 늑장 대처를 주장하는 대목이다.
종합병원에 도착한 최 씨는 이미 반혼수상태로 회복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종합병원 측은 "도착했을 당시 깨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뇌출혈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최 씨 오빠는 "아이를 잃은 슬픔을 이기고 수술에 들어간 동생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것은 병원의 과실로 보인다"며 "회복실에 있었던 2시간 동안 제대로 대처했으면 이런 불행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병원의 무성의한 태도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최 씨 가족은 "우리는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잘못했으면 진심으로 사죄해야 하는데, 병원 측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법대로 하라'는 식의 병원 대처에도 큰 분노를 느낀다. 불쌍한 내 딸, 내 아내의 목숨을 돌려달라"고 울부짖었다.
병원 측은 지난 23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병원에서 진료한 환자가 이런 일을 당한 것에 대해 매우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이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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