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박근혜, 짝짝짝(박수)." "불난 집 앞에서 뭐하노."
1일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서문시장.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박근혜 대통령 만세"를 외치면서 손뼉을 치자, 한 상인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 와서 뭐 하는 짓이냐"면서 플래카드를 걷어차려고 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상인들과 시민들이 대거 몰렸지만 예전과 달리 일방적인 환영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았다. 일부 지지자 모임 회원들은 환호한 반면 상인들은 무관심하거나 싸늘한 반응을 나타냈다.
박사모 회원 고영화(58'대구 달서구 송현동) 씨는 "대통령이 오신다는데 누가 해코지하지는 않을까 싶어 대통령을 지키려고 달려왔다"면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나라를 지킨다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지구 상인 박경숙(47) 씨는 "박사모 회원들의 행태는 오히려 상인들을 약 올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러 정치인들이 이곳을 찾고 있는데 재난지역 선포 등 실질적 조치 없이 오기만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4지구 상인 도기섭(63) 씨는 "그동안 서문시장이 박 대통령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줬지만 빈손으로 와서는 상인들이 그리 반기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건물을 새로 지어주겠다는 등 실질적인 보상이 있기를 기대했건만 피해 상인들과 대화 한 번 하지 않고 돌아가 크게 실망했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을 옹호하는 상인도 있었다. 동산상가에서 여성 의류를 판매하는 상인 박모(60'여) 씨는 "박 대통령이 피해 상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한다는데 좋은 것 아니겠느냐"면서 "우리가 대통령을 뽑았는데 뽑은 대통령이 힘을 내야 시장도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대구 8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시민행동' 30여 명은 이날 동산네거리에서 '재난 고통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박근혜 퇴진 촉구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 관계자는 "국민에게서 사실상 탄핵을 당한 사람이 서문시장 화재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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