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리와 울림] 트럼프의 핵 정책과 우리의 대응

영남대학교 국제법 박사. 국방대학교 고위공직자 안보과정 수료. 전 국제법평론회 회장. 전 영남대 법과대학 학장
영남대학교 국제법 박사. 국방대학교 고위공직자 안보과정 수료. 전 국제법평론회 회장. 전 영남대 법과대학 학장

美 차기 정부 안보라인 '매파'포진

자국 이익 위해 핵 원칙 파기하기도

상황 따라 국내 핵무장론 대두될 듯

국제사회 경제 제재 고통 감수해야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조속히 종결짓기 위하여 새로운 신무기, 즉 핵무기를 개발하였다. 이렇게 세상에 나온 핵무기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되었다. 인류사에 있어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핵무기 사용은 양 도시를 전폐시켰고, 약 34만 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무기가 갖는 군사적'전략적 가치는 너무나 엄청났다. 각국은 핵무기 개발에 몰두하였고, 그 결과 구소련(1949년), 영국(1952), 프랑스(1960), 중국(1964), 인도(1974), 파키스탄(1998), 북한(2006), 이스라엘(핵실험 없이 핵무기 보유) 등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그 이후, 핵무기 보유국들은 핵무기의 대형화와 첨단화를 위해 노력하였고, 그것은 '핵 군비경쟁시대'으로의 진입을 의미하였다. 다탄두전략핵무기, 소형 전술핵무기 등이 새롭게 개발되었다. 오늘날 지구상 핵탄두의 총수는 약 1만6천350개(실제로 배치된 핵탄두의 총수는 약 4천15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이러한 핵탄두를 모두 사용한다면, 지구를 수십 번 파괴시킬 수 있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핵무기로 인한 위협에 대응하여, 1950년대 이래 국제사회는 핵무기의 확산방지, 핵실험의 통제, 핵무기 사용의 금지, 미사일의 통제, 핵물질의 통제 등 다양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최근 미국의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라인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그 라인에 북한 핵 문제에 강성 인물들이 많이 포진되었다고 보도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과 우리 정부의 대응방안이 큰 관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핵 정책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대응방향이 보다 손쉽게 도출될 수도 있다.

미국의 역대 행정부가 공통으로 취해 왔던 핵 정책은 '자국이익의 극대화 정책' 및 '일방주의 정책'이었다. 즉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어떠한 기존 핵 원칙도 파기할 수 있으며, 미국의 우월한 핵전력을 수단으로 다른 핵무기 보유국을 압도하는 패권적 지위를 지속하겠다는 것을 핵심으로 해 왔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 북한 핵 문제에 대한 강성 인물들이 포진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동안의 미국의 핵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일관성을 견지하면서, 우리의 이익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 정책 방향에 따라, 국내적으로도 핵무장에 관한 논의가 대두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긍정적 측면은 핵무기의 보유 자체만으로도 자국의 국가안보가 보다 안정적으로 지켜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고, 부정적 측면은 국제법상의 각종 제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처한다는 측면에서는 전자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라는 측면에서 잘 보여 지는 것처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동의 없이 핵무장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1974년 인도는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무장의 길을 갔다. 그 대가로 인도 국민들은 국제사회의 경제적 제재로 인해 25년간 배고픈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결국 핵무기를 보유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적 판단은 우리의 몫이다. 그 대답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결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핵 정책에 관한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소형 원자탄이 가져온 참상을 묘사한 아래의 글은 핵무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관해 하나의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뛰어나가 보니, 경례하는 모습인 채, 전우들이 서 있었습니다. 이봐! 하고 어깨를 두드렸더니, 부슬부슬 전우는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전차 안에서 아가씨 한 사람이 손가방을 꼭 쥔 채, 상처하나 없이, 새카맣게 탄 군인과 머리를 맞대고 죽어 있었습니다. 살아 있는 것 같은 아가씨의 모습에, 이상한 일도 있다고들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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