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여야는 탄핵 여부와 퇴진 시점 등을 놓고 중구난방이다. 여당과 야 3당이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어 혼란하고 어지러운 상황만 연출했다.
1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각자 다른 방향의 당론을 채택했다. 새누리당은 '내년 4월 말 퇴진'6월 대통령선거 실시'를 당론으로 정하고 박 대통령의 안정적인 하야를 유도하기로 입장을 모았다. 비박(비박근혜)계가 박 대통령이 퇴임 시점을 명시적으로 약속하라는 전제를 달긴 했으나, 사실상 9일의 탄핵안 투표 때 야당 쪽에 동조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다.
민주당은 2일 탄핵안 의결을 밀어붙이기로 했다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우스꽝스러운 처지가 됐다. 국민의당이 9일로 미루겠다고 고집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당론 채택 소식을 듣고는,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가 오히려 '정치를 모른다'는 비판만 받았다.
여야의 의석 분포를 볼 때 한쪽이 탄핵을 강행하더라도 다른 한쪽이 미적거리면 절대 이뤄질 수 없다. 민주당이 아무리 강경한 입장을 보여도 국민의당이나 새누리당 비박계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이런 상황에서 비박계가 입장을 바꿨다면 바로 협상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야 3당이 앞서 퇴진 시점에 대한 협상은 절대 없다고 밝혔지만, 정치는 생물이므로 협상을 하더라도 욕할 이는 없다.
대통령의 퇴진 시점이 탄핵안의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1월이 될지, 국가 원로들이 제안한 4월이 될지는 여야 협의에 따라 정해야 한다. 민주당이 차기 대선에 유리하다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은 촛불 민심에도 배치되는 일이다. 여야는 차기 대선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탄핵이 아니라면 '4월 퇴진' 일정이 '질서 있는 수습'에 유리하고 차기 대선에 국민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선의 방안일 수 있다. 여야는 탄핵 여부와 퇴진 시점에 대한 협상에 당장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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