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많은 전통시장이 대형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문시장 화재를 계기로 지역 내 다른 시장들도 화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올해 초 발표한 '2015년 전통시장 화재안전진단 종합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 전통시장 가운데는 화재 수신기(경보기), 피난구 유도등, 옥내'외 소화전, 상수도 소화전, 스프링클러 설비가 없거나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 특히 스프링클러와 같은 무인 소방설비는 단 28%만 설치돼 있어 심야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구 149개 전통시장(도시철도역 지하상가 등 포함) 가운데 46개 시장을 선정해 조사했다.
이 가운데 화재수신기가 없는 곳은 6곳(13.0%)이었다. 나머지 40개 시장 가운데 화재수신기의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곳도 7곳(17.5%) 있었다. 또 피난구 유도등이 없는 곳은 10곳(21.7%), 나머지 36개 시장 가운데 유도등의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곳은 4곳(11.1%)이었다.
옥내소화전이 설치되지 않은 곳은 16곳(34.7%)에 달했다. 나머지 20개 시장 가운데도 소화전함과 펌프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각각 3곳, 4곳씩 있었다. 상수도 소화전이 없는 곳은 14곳(30.4%)이었으며, 나머지 32개 시장 중 소화전 상태가 나쁜 곳은 5곳이 있었다. 스프링클러 설비는 46개 시장 가운데 13개(28.2%)만 설치해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아닌 대다수 전통시장 역시 소방설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거나 부족한 실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2002년부터 지역 내 75개 시장에 대해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을 실시했지만 대부분 아케이드, LED 간판 등을 설치할 뿐 소방시설 개'보수 및 확충을 요청한 시장은 그리 많지 않았다. 2010년대 들어서야 조금씩 방재 시설을 신청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른 전통시장에서도 화재 대비에 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러 차례 큰불을 겪은 서문시장도 속수무책이었다보니 각자 앞가림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져서다. 칠성시장 내 능금시장은 소화기가 없는 점포를 파악해 공동구매를 신청했고, 북구 한 전통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는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통해 소방시설을 확충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상인연합회 박재청 부회장(칠성원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 점포들이 보험에 가입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앞으로는 예방 시설과 사후 지원 제도가 얼마나 마련되느냐가 피해를 줄이기 위한 관건"이라며 "지금처럼 화재경보기에 의존하지 않게끔 방재시설과 안전장치를 확충하도록 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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