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당 해체" 성난 촛불 대구시당사로 번졌다

대구 5차 집회 3만여명 참가, 범어동까지 3km 넘게 행진

3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새누리당 대구시당
3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새누리당 간판을 '정계은퇴당','내시환관당'으로 바꿔 단 뒤 박 대통령 즉각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3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서 열린
3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대구 시국대회'에 참가한 많은 시민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박근혜 대통령 하야에 초점을 맞춰 온 촛불 민심이 새누리당까지 옮겨붙었다.

대구 8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시민행동'은 지난 3일 중구 노보텔 앞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대구 5차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던 기존 촛불집회와 달리 이번에는 새누리당 해체 구호까지 나왔다. 집회 참가자들은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새누리당 대구시당사까지 행진, 새누리당 간판을 '내시환관당'으로 바꾸는 해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덕원중 3학년 손보경(16) 양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휴대전화 배터리로 재치 있게 비유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손 양은 "지금 대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이 4%에 불과한데 휴대전화 배터리도 4% 남으면 절전상태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끄고 갈아끼운다"며 "지금 공부를 하면 저만 행복해지겠지만 여기 와서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면 모두가 행복해지리라 생각해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집회 도중 참석했으나 일부 시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국민의당이 탄핵안 발의에 소극적 반응을 보인 데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사회를 맡은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안 전 대표를 향해 "끝까지 집회에 함께하지 않으면 탄핵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알겠다"며 협박(?)했고 안 전 대표는 결국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에는 3만5천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8천여 명)이 모였다. 애초에 주최 측이 예상한 10만 인파보다 크게 줄었고, 지난 4차 촛불집회에서 주최 측이 추산한 5만여 명보다도 줄었다. 오후 5시 본집회를 앞두고 오후 3시부터 밴드 공연이 열렸지만, 공연 시작 30분이 지나도록 모인 인파는 수백 명에 불과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지난 집회 때는 '김제동 효과'가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집회 장소와 3㎞ 넘게 떨어진 새누리당사까지도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경찰 추산 5천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함께해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시민행동 서승엽 대변인은 "지난 집회 때보다는 참가자가 줄었지만 참가자 중 상당수가 거리집회까지 참여해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6차 시국대회는 6일 중구 노보텔 앞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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