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의 서문시장 화재 현장 방문 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던 권 시장이 이날 의도적(?)으로 박 대통령을 영접 안내하지 않았다는 비난의 글이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상에 퍼지면서 항의에 시달리는 탓이다. 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방문했을 때는 현장에서 맞이한 권 시장이 어떻게 대통령 방문 때는 얼굴도 내비치지 않을 수 있느냐는 비난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대구시는 억울한 수준을 넘어서는 악의적인 여론몰이성 글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당시 권 시장은 화재 현장에 마련된 본부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대통령의 부름을 받지 못해 영접 및 안내를 하지 못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이 청와대로부터 "내일 오후 3시 30분에 대통령께서 서문시장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니 시장이 브리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권 시장과 중구청장, 소방본부장이 협의해 보고 자료를 만들었다. 권 시장도 이날 밤 직접 청와대에 전화해 대통령 방문 일정을 다시 확인했다.
전화 통화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대통령 방문에 대해 걱정을 하자 권 시장은 "대구 민심이 대통령에게 그리 우호적이지만 않고 현장 상황도 화재 진압이 아직 덜 됐고 너무 어수선해서 대통령 방문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고 걱정된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
이에 청와대 관계자가 "내일 일찍 다시 논의해 보겠다"고 했고 1일 오전 9시쯤 청와대 재난안전 담당 행정관으로부터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이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1일 오전 11시쯤 김영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회장이 대구시에 "대통령이 1시 30분쯤 개인 자격으로 방문키로 했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혼자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시장은 대통령의 뜻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영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장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15분이라는 짧은 시간만 머무른 뒤 돌아갔다. 권 시장은 "청와대 요구로 영접하러 나가지 못했지만, 현장에 있는 대책본부에 계속 대기하고 있었다"며 "대통령이 여기까지 오셨으니 대책본부 사무실에는 잠시라도 들르시겠지 했는데 오시지 않았고, 피해 상인들도 만나지 않고 그냥 가셔서 오히려 당황했다"고 섭섭해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화재 피해 수습에 매달려도 힘든 상황에 근거 없는 음해성 비난으로 난감하고 힘이 빠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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