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잊고 가족과 함께 쉴 수 있게'
리조트 방에 TV·시계·전화도 없어
대구경북 넓은 친환경 공간 활용
소비 수준 높은 외국기업인 공략을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칸 국제 광고제'(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2015년 금상을 수상한 영국 관광청의 '중국 관광객 유치 PR 캠페인'은 창의적 아이디어로 중국 관광객 유치에 큰 성과를 거둔 손꼽히는 사례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는 중화권 관광객 유치를 주요 과제로 하고 있는 대구시와 경상북도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국제적 명성의 PR 회사인 '오길비 PR'은 중국인 관광객 영국 유치를 위해 중국인들에게 영국의 매력적인 곳들의 이름을 중국어로 짓게 하자는 '중국어로 영국 이름 짓기'(Great Chinese Names for Great Britain)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그 성과에 대해 국제 관광계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기본 골격은 영국의 관광 매력 포인트를 단순한 지명뿐만 아니라 건축물과 사람, 물건, 음식 그리고 이벤트 등에 이르기까지 중국어로 가장 적합하고 즐겁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이름을 짓도록 했다. 중국인들이 지은 이름이 또 다른 감각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하고, 영국을 탐색하는 특별한 매력과 경험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캠페인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들이 영국의 관광지를 방문해 인증샷과 함께 자신들이 생각하는 영국 지명의 중국어 이름을 특별히 준비된 캠페인 마이크로사이트와 위챗, 웨이보와 같은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중국인들의 '하오'(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이름이 공식적인 중국어명이 된다. 웨이보뿐만 아니라 위키피디아, 구글플러스 등 각종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해당 지역 지도에 중국어명이 표기되는 방식이다. 채택된 이름에 대해서 기억에 남을 상을 주는 이벤트도 있다. 이 캠페인을 통해서 영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숫자가 27% 증가했으며, 칸 국제 광고제에서도 금상을 차지했다.
위의 사례가 국제 관광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최근 국제적 관광 마케팅에서 가장 많이 도입하는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 또는 체험(engagement)하는 프로그램으로 채택된 명칭 등에 대해 상(award)을 수여하면서 캠페인을 확장시키는 추세이다.
대구경북도 영국관광청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광객들의 직접 참여나 체험 전략을 도입해 한 번 대구경북을 방문한 중국인이 재방문자(repeater)가 되게 하는 중국인 특별 유치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충남 '보령 머드 축제'에 주한 외국인이나 외국 관광객이 수차례 되풀이하면서 끊임없이 많이 모이는 것도 바로 이 '참여와 체험'의 산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사례는 '클럽메드'(Club Med)이다. 벨기에인 제라드 블리츠가 설립한 클럽메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와 모든 것을 누릴 자유'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여행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글로벌 리조트 기업이다. 클럽메드의 넓은 리조트 공간 안에는 가족들이 함께 어울려 뛰고 던지고 치는 역동적인 모습이 가장 많이 보인다. 필자는 오래전 동남아의 한 클럽메드 리조트에서 기차를 타고 내린 후 우마차를 타고 리조트 안까지 들어간 추억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방에는 TV와 시계, 전화도 없었다. "클럽메드에 들어오시면 모든 것을 잊고 가족과 함께 쉬십시오"라는 안내인의 설명이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다. 클럽메드의 특장점을 대구경북에도 적용해 볼 것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대구경북 지역의 친환경적인 넓고 조용한, 때묻지 않은 곳에 클럽메드식 리조트를 조성한다면 국내에 상주하고 있는 주한 외국기업인과 외교관들, 그들의 가족, 그리고 일본'중국 및 동남아 기업인들의 인센티브 관광을 특별히 유치할 수 있는 알짜 관광사업의 전개가 가능할 것이다.
제주도 외에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해 오키나와, 괌, 동남아 및 호주로 향하고 있는 1인당 소비 수준이 높은 주한 외국기업인과 그들의 가족을 노리는 틈새시장(niche market) 전략을 통해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에 특별한 관심을 쏟는다면, 관광산업 발전에 매진하고 있는 대구경북의 관광 미래에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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