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 손상 적을 때 치료해야 효과적
방치하다간 다리 휘고 걷지도 못해
무릎 근육·인대 강화 운동으로 예방
무릎변형 적을 땐 관절내시경 치료
다리'O'자로 휘면 교정 후 연골 재생
인공관절 수술 후 좌식 생활 피해야
무릎 관절염 환자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겨울비'다. 골관절염은 바깥 온도가 떨어지고 습도가 높아지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무릎 관절 건강은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무릎에 병이나 통증이 심해지면 제대로 거동을 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다. 나이가 들면 뼈를 덮고 있는 관절 연골이 점점 닳아 없어지면서 뼈끼리 마찰을 일으켜 염증을 일으키는 퇴행성 관절염에 시달리게 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초기에는 약물 및 운동치료와 물리치료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제대로 걷지 못하고, 다리가 휘어지며 허리 통증과 골반이 뒤틀리는 증세까지 나타난다.
◆서서히 진행돼 치료 시기 놓치기 쉬워
고령화와 함께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관절증' 환자는 2009년 235만 명에서 2013년 267만 명으로 4년 만에 32만 명(13.5%) 늘었다. 같은 기간 진료비도 7천118억원에서 8천988억원으로 1천870억원(26.4%) 증가했다.
정상적인 관절은 연골의 생성과 퇴화가 유기적인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연골의 생성·퇴화의 평형이 깨지고 부분적인 손상도 충분하게 복구되지 못하면서 점차 연골이 닳아 없어지게 된다. 특히 비만과 식습관, 골대사, 근력, 직업, 외상 등은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관절 연골 손상이 적을 때 적절한 치료를 할 경우 통증이 빨리 사라지지만, 내버려두거나 치료를 소홀히 하면 연골 손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특히 무릎의 원활한 움직임을 돕는 반월상연골 파열을 방치할 경우 관절염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퇴행성 관절염은 서서히 진행된다. 초기에는 많이 걷거나 움직이면 통증을 느끼는 정도지만 점차 진행될수록 무릎을 펴거나 굽히지 못하고, 소리가 나면서 통증을 느낀다. 계단을 오르기 불편해지고, 걸어가다가 주저앉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쉬었다가 움직이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거나 굳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엄대섭 바로본병원 엄대섭관절센터 원장은 "관절염이 진행되면 통증을 피하려 몸을 움직이지 않게 되고, 점점 체중이 늘면서 무릎에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거듭된다"고 말했다.
◆병의 증상과 진행
X-선은 관절염의 진행 정도를 진단하는 데 유용하다. 다만 증상이 심하거나 관절 조직의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자기공명영상(MRI)이 도움이 된다. MRI는 관절 조직의 구조적 변화와 관찰과 분석이 가능하고, 골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는 주변 조직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무릎에 연골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통증을 줄이는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다. 보존적 치료는 생활방식 개선과 체중 감량을 바탕으로 운동치료와 약물요법 등을 병행한다.
무릎 관절의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위는 허벅지 근육이다. 특히 뼈와 뼈를 잡아주는 심부근육이 약해지면 피부와 가까운 표층근육에 과부하가 걸리고 관절이 불안정해져 통증이 생기거나 인대 손상, 연골 파열 등을 겪을 수 있다. 적절한 운동은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고 운동능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
약물치료 중에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기능이 있다. 관절강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방법도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단기간 통증 감소에 효과가 있지만 3개월에 한 번, 1년에 4차례 정도가 적당하다. 히루안산 관절 내 주사는 1주일에 한 번씩 3~5차례 정도 맞으면 통증이 줄어든다.
무릎의 변형이 적을 경우 관절내시경 치료가 유용하다. 관절내시경은 무릎에 1㎝ 크기의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넣은 뒤 염증 조직을 제거하고 연골을 재생시킨다. 다리가 'O' 자 형태로 휘었다면 절골술로 교정하고 연골을 재생해 통증을 줄인다. 이 밖에도 연골세포 이식술이나 줄기세포 치료, 미세천공술 등도 사용된다.
◆인공관절 수술 사후 관리가 중요
무릎 관절에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졌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연골이 모두 없어지면 다리가 심하게 휘고 약을 먹어도 통증이 줄지 않는다. 오래 걷는 일도 거의 불가능해진다.
인공관절 수술은 통증 없이 평지를 잘 걷게 되는 것이 목표다. 인공관절은 관절 주변 인대의 균형을 정확하게 맞출 경우 20년가량 버틸 수 있다. 수술 후 10년 이내에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2~5% 정도에 불과하다.
인공관절의 재료와 디자인도 굉장히 좋아졌다. 합금인 코발트크롬부터 타이타늄, 세라믹 등의 다양한 인공관절 재료가 개발돼 있고, 남성형에 비해 가로 폭이 좁은 여성형 관절과 135도 이상 구부러져 좌식 생활에 적합한 고굴곡 관절도 나와 있다. 2000년대 초에 도입된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 방식은 뼈를 오차 없이 깎고 정확한 위치에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인공관절은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수술을 받은 뒤에는 우선 방바닥에 앉는 좌식 생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쪼그려 앉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무릎에 무리가 되는 자세도 무조건 피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중 95%는 3개월 정도 지나면 걷기나 수영, 골프, 자전거타기 등이 가능하다. 한 달 후면 자동차 운전도 할 수 있다.
수술보다 중요한 건 무릎 관절을 미리 관리하는 것이다. 무릎 관절을 오래 쓰려면 무릎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야 한다. 쪼그려앉는 자세를 피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엄 원장은 "무릎 관절 치료는 시기를 늦추면 통증과 보행 장애로 척추관절질환으로 진행되며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악화시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면서 "근거 없는 치료로 시간을 낭비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엄대섭 바로본병원 엄대섭관절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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