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20년째 연탄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탄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한 집이라도 있다면 국민연료 공급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끝까지 사업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예천군 예천읍 무리실길에서 2대째 연탄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병호(58) 예천 동성연탄 대표는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새벽부터 밀려오는 연탄 주문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장 대표는 30대 후반 선친의 부름을 받아 서울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1996년 고향으로 내려왔다. 1965년 선친이 설립한 예천 동성연탄을 물려받아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연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1990년대 중반에 아버지의 권유로 연탄사업을 시작해 고생을 많이 했지요. 대학까지 나와 왜 연탄사업을 하느냐는 등 주위 만류도 있었지만, 가업이라 생각하고 어려운 서민들에게 소중한 연료를 공급한다는 사명감으로 연탄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처음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울 땐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오전 5시에 일어나 늦은 밤까지 연탄 만드는 일을 배웠죠. 물량을 못 맞출 때는 야간 작업도 하고 직접 연탄을 싣고 배달까지 안 다닌 곳이 없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동성연탄은 연간 450만 장의 연탄을 생산하고 있으며 예천뿐 아니라 안동, 영주, 문경, 의성 등에 연탄을 공급하고 있다. 연탄의 품질이 좋아서 직접 찾아오거나 주문을 통해 직거래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예전에는 예천지역에만 10개 정도의 연탄공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단 두 곳이 운영되고 있다. 한창때 국민 70%가 연탄으로 난방을 했지만 지금은 3% 정도만 이용할 정도로 연탄산업이 사양화됐다. 그러나 아직도 서민들에겐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연탄이다.
장 대표는 매년 겨울이면 5천여 장의 연탄을 기부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연탄마저 구입하지 못하는 이웃을 위해서다. 마음 놓고 땔 수 있는 연탄 한 장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희망인지 그는 잘 알고 있다.
장 대표는 연탄에 쏟는 열정만큼이나 지역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연탄공장 운영 외에도 예천군 탁구협회장, 한국 중고양궁연맹 부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예천군지부 부회장, 민주평통자문위원, 경북지방경찰청 경찰발전위원회 위원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장 대표는 "양질의 연탄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편안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개발하겠다"며 "연탄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국민 연료 공급이라는 사명감으로 3대까지 가업을 잇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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