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인 구상과 그의 친구들 <이중섭·오상순·최태응> 대구 근대문학 꽃피웠네

작품세계·교우 얘기 통해, 한국전 당시 문학사 엿봐

구상 대구문학관 제공
구상 대구문학관 제공

한국전쟁기 대구를 중심으로 펼쳐진 근대문학 이야기가 전시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안내자는 시인 구상(1919~2004)이다. 그의 문학세계와 돈독했던 교우 이야기를 통해 한국전쟁 시기 대구 문학사를 엿볼 수 있다. 그 사료라고 할 수 있는 단행본, 사진, 영상, 캘리그라피 작품 등이 전시되는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꽃자리 구상전'이 내년 3월 5일(일)까지 대구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구상은 한국전쟁 때부터 1960년대 초까지 대구에 살며 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인과 교류했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함경남도 원산에서 자라나 북녘에서 활동하던 구상은 1946년 월남했다. 이때 펜팔 친구이자 소설가 최태응의 도움으로 구상은 창작 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구상이 1946년 '응향'에 발표한 '여명도'와 '백민'이 관련 작품이다.

구상과 인연을 맺은 예술가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이중섭일 것이다. 구상은 일본 유학 시절 한 음악다방에서 이중섭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이중섭은 구상의 권유로 대구에 머무르며 작품 활동을 했고, 구상이 죽기 전 혼수상태에서도 친구 '듕섭'을 찾았을 정도로 둘은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증거는 구상의 작품집에서 유독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이중섭 표지화다. 문인들 중에서는 오상순이 구상과 긴밀하게 교류한 인물로 꼽힌다. 하루에 담배 스무 갑을 피울 정도로 애연가였던 공초(空超) 오상순이 평소 인사말로 건네던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은 '꽃자리'라는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무료 관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요일 휴관. 053)430-1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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