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문시장 대형화재] 옛 계성고·주차빌딩 '불가' 그럼 베네시움?

대체상가 논의 늦어지자 상인 100여 명 대안 제시 "3호선 옆 뛰어난 접근성"

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지하주차장 천장 일부가 화재로 균열이 생기자 공사 인부들이 천장 보강을 위해 지지대를 설치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지하주차장 천장 일부가 화재로 균열이 생기자 공사 인부들이 천장 보강을 위해 지지대를 설치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서문시장 4지구 대체 상가 논의가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피해 상인들이 원하는 서문시장 내 주차 빌딩과 옛 계성고도 현실적 문제로 사실상 '불가' 판정이 내려지면서 추가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일부 피해 상인들은 이번 주 내 결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분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옛 계성고 '거듭 불가'

일부 피해 상인들이 옛 계성고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백태순 대구경북건축구조기술사협회장은 7일 이들을 상대로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백 회장은 "옛 계성고는 건축법이 제정된 1962년 전에 지어진 건물로 일본의 건축법을 참고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시 건축법은 1㎡당 150㎏의 하중만 버틸 수 있도록 돼 있다. 현재 상가 건물은 최소 500㎏의 하중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물건을 최소한으로 두더라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무게"라고 말했다. 또 "보강공사를 통한 용도변경도 쉽지 않다. 현행법에 보강공사를 하려면 내진설계를 거치도록 돼 있다"며 "옛 계성고 건물은 벽돌로 지어져 있어 지진에 특히 취약한 데다 벽돌이 서로 엮여 있어 일부만 허물고 보강공사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베네시움 또는 주차빌딩 1, 2층

일부 상인들을 중심으로 베네시움 상가를 대체 상가로 활용하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피해 상인 100여 명이 중구청 관계자에게 "대안이 없다면 베네시움에라도 가야 하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시움은 지난 2005년 서문시장 2지구 화재 때 일부 점포가 대체 상가로 활용한 곳이다. 서문시장 맞은편 동산의료원 바로 옆에 위치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1층에만 일부 점포가 있을 뿐 대부분의 공간이 비어 있어 피해 상인들이 들어갈 공간도 충분하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금은 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이 들어와 큰 매출 하락을 겪은 지난번과는 다를 것이라고 보는 상인들도 일부 있다"며 "지금은 후보지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베네시움으로의 이전도 녹록지 않다. 베네시움이 문을 닫아 소유주가 1천260여 명으로 잘게 나뉜 상태다. 중구청 관계자는 "소유자들이 개별등기돼 있어 일일이 협의를 해야 해 절차가 매우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상인들의 뜻이 베네시움으로 모아진다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 빌딩 일부를 대체 상가로 사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한 피해 상인은 "우리가 가고 싶다는 곳은 지금 다 안된다는 분위기라 답답하다"며 "그냥 주차 빌딩 지하 1, 2층이라도 쓸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 관계자는 "상인들의 반대도 문제지만 건물이 상가로 활용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며 "층고가 너무 낮아 냉'난방시설조차 보완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다 비용도 너무 많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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