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업 스토리] 아라 한정식

좋은 재료·착한 가격…2년 만에 달서구 입맛 접수

평범한 주부에서 대박 한정식집 사장으로 변신에 성공한 이해옥 아라 한정식 대표.
평범한 주부에서 대박 한정식집 사장으로 변신에 성공한 이해옥 아라 한정식 대표.

'한식'은 창업 아이템 중 불멸의 아이템으로 꼽힌다. 유행을 타지 않아 창업자의 노력과 상권만 뒷받침된다면 꾸준히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위험성이 적다'는 이유로 예비창업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문을 닫는 한정식집이 늘어날 만큼 시장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도 대구 달서구 와룡로에 있는 '아라 한정식'은 식사 때면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인다. 개업 2년여 만에 달서구의 알아주는 한정식집이 됐다. 이곳 이해옥 대표는 2년 전만 해도 살림밖에 모르던 주부였다.

"창업전선에 뛰어든 것은 남편의 권유 때문이었어요. 한정식으로 아이템을 정한 것도 남편이 한정식을 워낙 좋아해서예요. 물론 초창기 때는 멋모르고 뛰어든 게 후회될 때도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손님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었습니다."

이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재료다. '좋은 재료에서 제대로 된 맛이 나온다'는 신념에 신선한 재료를 찾아 전국 곳곳을 돌아다닌다. 심지어 마늘 장아찌를 구하기 위해 매달 제주도까지 날아간다. 문어, 멍게젓갈, 세고시, 매생이까지 직접 고르는 이 대표의 세심함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지금은 단골손님만 200여 명이 넘을 정도라고 한다. 손님이 늘면서 최근에는 큰아들까지 식당 운영에 동참했다. 요리사를 포함해 직원만 20명에 달하는 중소기업 수준으로 도약했다.

아라 한정식은 계절마다 모습이 바뀐다. 주부일 때 취미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꽃꽂이'손뜨개'종이공예'그림 그리기 등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식당을 수시로 장식한다. 식당 곳곳에 미술품과 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눈이 먼저 호강한다.

"주부로서, 여자로서 경험한 다양한 삶의 노하우를 식당운영에 활용할 수 있어 정말 기뻐요. '잘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면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됐어요."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한정식 점심메뉴로 주부들이 선호하는 한상차림은 1만7천원이다. 호박죽'소고기구이'부추전 등 푸짐하다. 조금만 지갑을 더 열어 2만5천원을 내면 호박죽에서부터 활어회'해산물 모듬'산삼까지 맛볼 수 있다. 최근엔 가족 단위 손님들이 더 많이 찾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외식업 관계자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당장 상황이 어려워지다 보니 일부 식당에서는 가격을 줄이려고 메뉴를 줄이거나 음식량을 줄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한정식을 내놓으면서 메뉴나 음식량을 줄이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모험입니다."

'첩(반상기 한 벌에 갖추어진 쟁첩을 세는 단위)을 빼면 객(客)도 빠진다.' 이 대표가 식당운영의 원칙으로 삼고 있는 금과옥조(金科玉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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