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이 다음 달 8일까지 '철이 전하는 메시지'전을 연다. 10월 한 달간 영일대해수욕장 일대를 '철의 세계'(스틸아트페스티벌)로 만들었던 포항이 연말까지 철로 매조지는 셈이다. '스틸아트 미술관'이라는 정체성을 입증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철의 물성(物性)'이라는 주제다. 차갑고, 거칠고, 무거운 느낌의 철이 전시회에 참가한 작가들의 손끝에서 본질을 바꿨다. 우징, 하석원, 김재각, 권남득 등 철의 작가들이다.
작가들은 색다른 시도에 적극적이다. 우징은 철을 두드리고, 갈고, 다듬는 과정에서 생긴 쇳가루를 물감처럼 활용했다. 쇳가루를 소금물에 섞어 녹물을 만들었다. 그걸로 그렸다. 녹물로 그린 그림은 시간에 따라 화학적 변화를 겪는다.
소리를 시각화하기 위한 현 모양의 스틸 악기도 전시용에 머물지 않았다. 언뜻 가야금처럼 생긴 작품들은 실제 미니 콘서트의 도구가 되기도 했다.
하석원은 단순한 형태의 집을 뒤집었다. 외형적 틀만 갖춘 집 모양이다. 집이 본래의 기능을 넘어 소유하기 위해, 인생의 중요한 목표가 돼 버린 것에 대한 물음이다.
김재각은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철 구조물을 선보인다. 관객이 앉으면 벤치가 될 것 같은 작품도 공중에 매달린 작품도 모두 산의 능선과 계곡을 표현한 것이다. 지리산 자락에 둘러싸인 작업실에서 만들어낸 작품답다.
권남득의 작품 앞에 서면 '미술 작품 주제와 소재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작품 '검은 바다'는 물리학에 가까워 보인다. 철가루, 네오디늄 자석, 아두이노, 전기모터, 센서, LED 등의 장치들을 한꺼번에 등장시켰다.
넉넉하게 둘러보는 데 1시간 남짓. 미술관을 품으며 해안로를 끼고 있는 환호공원, 걸어서 지척인 영일대해수욕장은 관광 코스로 잡아도 무리가 없다. 입장료도 없다. '대구시립미술관을 준대도 바꿀 수 없다'는 포항 시민들의 자부심에 대한 포항시립미술관의 화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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