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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대형화재] "소방 안전 책임자 17개월동안 4번이나 바뀌었다"

전직 내부 관계자 증언…위험 부담 많지만 임금 적어, 책임자 교체 잦아 업무 혼선

화재가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의 소방안전 책임자가 자주 교체된 것으로 나타나 체계적인 소방 관리에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구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4지구에서 8년간 근무했던 소방안전관리자 서모 씨가 2015년 6월쯤 그만둔 후 올 11월까지 총 4명의 소방안전관리자가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3명은 약 3개월가량 근무했고, 가장 최근 그만둔 A씨는 올 8월 말부터 근무해 화재 발생 20여 일 전인 지난달 9일 해임됐다. 소방법상 전통시장의 경우 자격을 갖춘 소방안전관리자를 반드시 임명해야 하고, 4지구는 전기기사 자격이 있는 전기과장이 소방안전관리자직을 겸직해 왔다.

한 전직 소방안전관리자는 "위험 부담에 비해 임금은 높지 않아 그만두게 됐다. 다른 업체에서는 전기기사 1급 자격증을 갖춘 소방안전관리자에게 300만원 이상 주지만 여기는 200만원을 조금 넘어 다들 꺼려 한다"고 했다.

하지만 소방업계는 잦은 책임자 교체로 업무의 연속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한 소방 관계자는 "오랫동안 소방안전관리를 맡아왔던 서 씨가 그만둔 후 짧은 시간에 책임자가 자주 교체되면서 업무 파악도 더뎠고 분위기도 어수선했다"며 "서문시장 소방책임자는 부담도 크고 일도 많아 책임감을 요하는 자리이지만 임금이 높지 않아 다들 금방 그만뒀다"고 했다.

지난 2007년부터 4지구 소방점검을 맡아왔던 한 사설방재업체 관계자는 "책임자도 자주 바뀌고 계약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도 잘 들어주지 않아 더 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며 "그만두자마자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대해 4지구 상가연합회 관계자는 "책임자가 자주 바뀐 것과 이번 화재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오히려 그동안 점검에 소홀했던 소방당국과 업체에 책임을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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