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장애인들에게 축구로 자원봉사하는 대학생 두 명이 있다. 구본재(대구대 행정학과 3년), 정호진(대구한의대 실내건축학과 3년) 씨다.
고교 동창인 두 사람은 축구, 농구를 함께 즐기며 우정을 쌓았고, 군 복무를 마친 지난해 초부터 사회복지사 친구의 소개로 장애인축구단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동촌유원지 축구장, 일요일에는 범일중에서 2시간씩 대구시 지적발달장애인스포츠단 소속의 축구부원 20여 명과 축구를 했다. 운동을 할 겸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이들의 봉사 활동은 2년가량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이들의 활동은 축구를 지도한다기보다는 축구공을 가지고 놀아주는 식이다. 여느 축구팀처럼 정상적인 훈련이나 게임이 어려운 만큼 손을 잡고 운동장을 천천히 돈 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공을 주고받거나 슈팅 연습을 한다.
하지만 장애로 소통이 잘 안 돼 수업에 어려움이 많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2시간 수업을 마치면 온몸의 기가 다 빠질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돼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슈팅에 성공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는 뿌듯함을 느낀다.
정호진 씨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보면서 스스로 의지를 다진다"며 "친구들도 열심히 운동하는데 내가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여건이 되면 계속 봉사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본재 씨는 "일반인들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도움이 필요하지만 결국에는 이들도 해낸다"며 "이들과 함께 하면서 행복과 보람을 느꼈다. 대학원으로 진학해 특수체육을 공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구시 지적장애인스포츠단을 이끄는 석광동 사회복지사는 이들에 대해 "일반인 지도보다 몇 배 더 힘든 일인데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며 "이들의 노력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졌고 소통이 잘 되고 있다. 이들처럼 건강한 봉사 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시했다.
이들의 활동을 묵묵히 돕는 사람들도 있다. 대구시축구협회 최태원 부회장은 2년째 축구용품을 후원했으며 ㈜뛰는 아이들의 민재철 대표는 올해 운동복을 후원했다. 민 대표는 "젊은 친구들이 주말을 반납하며 열심히 하는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내년에도 후원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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