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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배추 2,500포기 담그며 '김장 울력'

스님·봉사단 80여명 참여

동화사 스님과 봉사자들이 김장을 담그고 있다.
동화사 스님과 봉사자들이 김장을 담그고 있다.

"산사(山寺)에서 김장 담그기는 겨울을 나기 위한 중요한 행사입니다. 김장은 추울 때 담가야 맛이 있는데…그렇지만 냉장고가 있어 괜찮습니다."

지난 6일 팔공총림 동화사(주지 효광 스님) 공양간. 김장 울력을 책임진 원주 스님과 봉사자들은 이틀 전부터 준비한 김치 담그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소금에 절이고 씻은 후 수분을 뺀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는 사람, 양념을 퍼나르는 사람, 버무린 김장을 냉장고로 실어나르는 사람 등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김장 울력에는 동화사 스님과 봉사단 등 80여 명이 동원됐다.

동화사 스님을 비롯해 불자들이 1년 동안 먹을 김장의 양은 배추 2천500포기. 지난해 3천 포기에 비해 500포기 줄었다. 원주 스님은 "배추값이 올랐어요. 그래도 예전에 비해 먹는 양이 줄어 이만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절간 김치는 정갈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표고버섯과 무, 과일, 생강, 다시마 등을 넣어 끓인 맛국물을 만든 다음 찹쌀과 간 콩, 집간장, 청각, 갓, 고춧가루, 과일을 갈아 넣고 양념을 만든다. 소금은 간수를 뺀 5년 된 것을 사용한다. 청각은 시원한 맛을, 집간장은 깔끔하고 깊은맛을 낸단다. 원주 스님은 "굴이나 젓갈 등 해산물은 넣지 않습니다. 특히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불교에서 금하는 오신채(五辛菜) 역시 금기 재료입니다. 그래도 맛있습니다. 정성이 들어갔기 때문"이라며 활짝 웃는다.

매년 동화사 김장 담그기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경순 씨(대구 북구 복현동)는 "김장 봉사를 하고 나면 몸은 피곤하지만 스님과 소외이웃을 위해 뭔가 한 것 같아 매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 스님은 "비싼 배추를 주신 분도 고맙고, 봉사자도 고맙습니다. 내년에는 구청, 시설 등과 함께 더 많은 김장을 해 이웃과 나눠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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