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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새누리 절반 '찬성'…친박 30여명도 막판 돌아서

야권 172표에 62표 가세, 비주류 예측보다 27표 더 나와

정세균 국회의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안 가결 234표는 새누리당 내에서 62표의 찬성이 나왔음을 의미한다. 야 3당과 무소속 의원 숫자를 모두 합치면 172석으로 이들 중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새누리당에서 62명이 찬성해야 나올 수 있는 숫자다.

야당에서 이탈표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 전원인 159명은 지난 8일 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하며 '야당 이탈표'를 원천 봉쇄했다. 탄핵이 부결되면 모두 의원직에서 물러난다는 결의를 표하며 탄핵이 부결됐을 경우 새누리당에 책임을 묻는 전략을 쓴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 128명 중 절반가량이 대통령 탄핵에 순수 동참했다는 뜻이다.

새누리당은 탄핵 전부터 가결표를 놓고 다양한 셈법을 내놨다. 탄핵 찬성 열쇠를 쥔 비주류는 탄핵 당일인 9일 '최소 35표'라고 가결을 자신했다.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탄핵 디데이(D-DAY)인 오전 8시 의원 33명이 모여 탄핵 찬성 의지를 확인했고, 불참한 의원 가운데 추가로 찬성 의사를 밝힌 이들이 있다고 했다. 친박 재선인 홍철호'이현재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탄핵 찬성 의사를 공개 표시했고, 비례대표인 신보라 의원도 찬성파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시지 않은 분 중에서 탄핵 찬성파로 분류되는 분을 확인하면 된다. 초선 의원님 중에서도 다수가 탄핵안에 동참하고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투표에서 비주류의 예측보다 찬성이 27표 더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수도권 친박과 초'재선 그룹에서 탄핵 찬성표가 대거 나왔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야성이 강한 수도권 지역은 '새누리당 메리트'가 거의 없어 탄핵에 반대해 친박 이미지가 고착되면 다음 선거에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탄핵 찬성으로 선회한 홍철호'이현재 의원 둘 다 지역구가 수도권이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에서 친박계로 분류된 의원들마저 탄핵 찬성을 고려하는 상황이어서 수도권 여당 의원들의 찬성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이번 주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국조특위 청문회도 탄핵 가결에 힘을 더하는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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