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홍수연 작가의 그림이 최근 들어 일련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색이 좀 더 자제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원색보다 파스텔톤과 모노톤의 색상이 전체 배경에 자리를 잡고 화면의 심도를 안정화시키고 있다. 색에 대한 모험적인 선택이 줄어든 대신, 전체 화면 속에서 형태의 배치와 같은 공간적인 개념에 관한 화가의 시선은 훨씬 첨예해졌다는 평가다.
홍 작가의 작품에는 항상 추상에 가까운 형태가 등장한다. 주로 몇 개의 원이 겹쳐 있는 듯한 그것은 일정한 형상을 식별할 수 없고, 몇 겹이 쌓였는지에 관해서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물 위에 띄워놓은 기름처럼 곡면체 형상과 배경이 뚜렷이 구분되며 매혹적인 이미지를 자아낸다.
홍 작가는 캔버스 평면 위에 물감을 올리고 그 표면을 평탄하게 다듬는다. 이렇게 정제된 색의 덩어리는 다시 그 위에 혼합된 물감이 층으로 올라가며 기저층에 깔린다. 무정형으로 된 도형은 전적으로 홍 작가가 쌓은 숙련성에 의해 의도적으로 완성된 이미지다. 일견 우연성이 지배하는 것 같은 작품은 실은 홍 작가가 치밀하게 계획한 필연성의 영역 안에서 완성한 것이다. 윤규홍 아트 디렉터는 "그것은 그리기와 기다리기가 맺은 비슷한 행위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물감과 캔버스의 물질성을 드러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작가는 홍익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미국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했다. 이번 전시는 12일(월)부터 내년 1월 7일(토)까지 갤러리 분도에서 열린다. 053)42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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