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이냐, 잔류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새누리당 비주류의 양 축인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박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며 탄핵안 가결에 큰 힘을 실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탄핵 이후 정국 돌파는 각기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다.
유 의원은 "탈당은 안 된다"는 입장을 초지일관 고수하고 있는 반면 침묵으로 일관하는 김 전 대표는 친박계 인적 청산이 안 될 경우 탈당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주류가 분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 의원은 '탈당 불가론자'다. "당에 남아 치열하게 몸부림치며 당을 새로 세우는 것이 탈당보다 더 어렵다"(11월 28일 새누리당 대구시당 기자간담회)며 탈당에 줄곧 반대했다.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주류 주축의 비상시국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제 입으로 탈당 이야기를 거론하지 않는다"며 비주류 일각에서 제기되는 탈당 주장에 선을 그었고, "탈당 이야기가 그렇게 많이 나온 것은 아니다"고 총회 분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또 탄핵안 가결 이후 당내 무게중심이 비주류로 쏠린 상황에서 탈당해야 하느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비주류 내에서 "당을 망친 사람들(친박계)이 떠나야지 우리가 왜 나가느냐"란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유 의원은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의 구원투수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내의 요구가 커 탈당 대신 당내에서 구심점 역할과 대선 참여 등을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김 전 대표는 탈당과 관련,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그는 여러 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이날 비상시국회의 진행 중에 회의장을 빠져나온 김 전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하며 자리를 떠났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최후 카드로 탈당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지난달 대선 불출마를 선언할 때도 '새누리당 개혁'이 아니라 '보수 개혁'이라는 더 큰 그림을 내놓은 바 있기 때문이다. 또 비상시국회의에서 탈당과 관련해 격론이 오갈 만큼 비주류 내 '탈당파'가 여럿 존재하는 상황이어서 만약 김 전 대표가 탈당을 감행하면 연대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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