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2016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Q

가속 후 10초 안돼 시속 100km 스포츠카인 듯 '짱짱'한 출력

지난 6월 출시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차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새로이 정립해 준 모델이다. 내연기관 특유의 소음과 떨림이 거의 없으면서도, 페달을 밟고 있자면 기존 차와 같이 점차 화끈한 가속감을 내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한다.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여 올해 1월부터 내놓은 아이오닉 시리즈는 국산 친환경 전용차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뛰어난 연비와 주행 거리는 실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일부 외신은 '프리우스 전기차 모델과 동급이거나 그보다 낫다'고까지 평가할 정도다.

13일 '2016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Q'를 시승해 봤다. 대구 동구 MBC네거리에서 출발, 동대구나들목~청도나들목 구간 고속도로를 달린 뒤 국도'일반도로로 경산~대구스타디움~범어네거리~MBC네거리에 이르는 코스를 약 1시간 30분 동안 달렸다.

운전석에 앉으니 내연기관 차에서 보이지 않던 요소 두 가지가 눈에 띄었다. 바로 전자식 변속버튼과 회생제동용 패들시프트다.

운전석 오른쪽에는 변속기가 무의미한 전기차를 위해 불필요한 기어 노브(변속 레버) 대신 전자식 변속버튼이 자리 잡고 있다. 버튼은 인테리어와 어우러지도록 위치에 따라 은색, 검정색으로 표시된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누를 때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중립, 주차, 주행 모드 등으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는 터치감을 보여줬다.

회생제동용 패들시프트는 기어 조작용이 아니라, 제동할 때마다 전기 에너지를 충전하는 '회생제동량' 조절 장치다. 좌측 버튼은 회생제동량'감속력 증가, 우측 버튼은 회생제동량'감속력 감소 기능을 각각 지녔다. 최대 3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시동(전원)을 걸고 모터를 켰다. 아주 잠깐 '웅' 소리를 낸 것 외에는 어떤 소리도 진동도 없어 이질감이 들었다. 가속 시 '위잉' 소리를 내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본지 3월 22일 자 21면 보도)와 달리 가속 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차는 침묵을 지켰다. 그러면서도 주행 중 노면 소음과 바람 소리가 크지 않아 소음 차단 능력이 뛰어나 보였다.

출력은 여느 내연기관차 못지않게 짱짱했다. 아이오닉의 88㎾ 모터는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 토크 30.0㎏'m, 최고속력 165㎞/h를 발휘한다. 소형차와 준중형차 사이의 체급임을 감안하면 최고 속력'출력은 나쁘지 않고 최대 토크는 동급 대비 최고 수준이다. 최대 토크 구간도 0~2천850rpm으로, 초반 가속 때 특히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변속 과정이 없어선지 가속 페달을 꾹 밟은 뒤 체감상 10초도 안 돼 시속 100㎞에 도달할 만큼 가속력이 뛰어났다. 마치 고성능 스포츠카를 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더욱 기민한 가속력이 느껴졌다. 다만 120㎞/h 이상에서는 가속력이 약했다. 많은 전기차들은 주행 효율을 지키고자 지나친 고속 주행을 억제한다.

승차감은 꽤 안정적이다. 노면의 진동을 대체로 걸러주면서 고속주행 중에도 불필요한 흔들림을 많이 잡아줬다. 고속도로상의 큰 커브길을 시속 110㎞로 달릴 동안 차로를 급격히 변경해도 크게 쏠리지 않고 무리 없이 달렸다. 다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 비해 서스펜션과 제동 능력은 다소 부족했다. 저속에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덜컹하는 흔들림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제동 시 타이어가 약간 밀렸다.

고속주행 중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량'감속력을 높여 봤다. 더욱 강력한 감속력을 통해 많은 회생제동량을 얻으며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연비를 높이기에 유용해 보였다. 저속주행 중에는 될 수 있는 한 회생제동량'감속력을 줄이는 것이 좋아 보였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잠시만 떼도 차가 덜컹거렸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저속에서는 회생제동량'감속력을 최소화하고, 속력을 30~40㎞씩 높일 때마다 한 단계씩 높이는 것이 좋다.

주행 후 확인한 복합연비는 9.1㎞/㎾h였다. 회생제동을 쓰기 힘든 고속도로 연비(5.8㎞/㎾h)가 도심 연비(6.9㎞/㎾h)보다 더욱 낮은 전기차 특성을 감안하면, 이번 시승 코스에서 고속도로 주행 비중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수치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완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191㎞(도심 206㎞'고속도로 173㎞)다. 차에는 배터리 충'방전 예측관리 시스템이 적용돼 배터리 잔량에 따른 주행 가능 거리를 계기판에서 보여준다. 운전자의 주행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주행 가능 거리도 알려준다. 배터리는 최대 80%까지 급속 충전하는 데 100㎾ 기준 약 23분이다. 100% 완속 충전은 가정용 충전기 기준 4시간 25분이 든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운전자에게 가정용 충전기를 제공한다. 또 차체에 내비게이션 충전소 검색 및 최소 전력 소모 경로 안내 시스템을 적용해 배터리 방전에 따른 주행 불편을 보완했다. 배터리 보증 기간이 10년 20만㎞로 길고, 무료 충전 서비스와 찾아가는 이동식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한 소비자의 불안을 상쇄하는 요인이다.

가격은 최상위 트림 Q가 4천300만원으로,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2천100만~2천600만원 선에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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