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시(東海市)는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이 통합되어 1980년 탄생했다. 해발 1,000m가 넘는 청옥산(1,403m), 두타산(1,352m), 고적대(1,353m)를 병풍처럼 뒷울타리로, 푸른 동해를 앞마당으로 당겨 놓은 산고해창(山高海蒼)의 천혜 관광지가 동해시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좋은 여행지 해암정, 추암촛대바위, 무릉계곡, 천곡동굴로 떠나본다.
◆해암정(海岩亭)과 추암촛대바위
동해시 추암촛대바위와 함께 있는 해암정은 1361년(공민왕 10)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노(沈東老)가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정자를 짓고 후학을 양성하며 여생을 보낸 곳이다. 현판 글씨 중 왼쪽 전서체는 심지황, 가운데 해서체는 송시열, 오른쪽 초서체는 정철이 쓴 것으로 선조들의 다양한 글씨체도 만날 수 있다. 우암 송시열이 아름다운 해암정을 그린 시 한수를 읊어본다.
'草合雲深逕轉斜(초합운심경전사), 풀은 구름과 아우르고 좁은 길은 비스듬히 돌아든다.'
해암정 옆으로 촛대바위를 비롯한 기기한 모습의 바위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보고 한명회는 '미인의 걸음걸이' 같다고 하여 능파대(凌波臺)라고도 불렀다.
해암정 곁에 있는 추암촛대바위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겨울에 가볼 만한 곳 10선에, 또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도 선정되었다. 애국가 영상의 첫 소절 배경 화면으로 등장한 촛대바위는 하늘을 찌를 듯이 뾰족하게 높이 솟아있다. 그 늠름한 기상으로 인해 보는 이는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한없이 넓고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은 모든 시름을 잊게 할 만큼 절묘하다. 특히 이곳의 아침 해돋이 풍경은 가히 천하의 일품이라 할 수 있다. 곁에 선 똑같이 생긴 형제바위와 함께 아담한 추암해변은 겨울 바다 추억을 만들기에 제격이다. 추암역에서는 56㎞의 아름다운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바다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문의 코레일 관광개발 033)573-5474, www.korailtravel.com
◆신선이 노닐던 무릉계곡
명승 제37호인 동해 무릉계곡(武陵溪谷)은 높은 청옥산과 두타산 사이 깊고 아름다운 계곡이 약 4㎞에 걸쳐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매표소에서 출발하여 깊은 계곡 호암소(虎巖沼)로부터 용추폭포에 이르기까지 기암괴석, 폭포, 우거진 숲과 송림이 가는 길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무릉반석 암각서의 모형이다. 이 암각서는 봉래 양사언이 강릉 부사 시절에 쓴 것이다. 오랜 세월에 희미해지고 마모되는 것을 보존하기 위해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武陵仙源 中臺泉石 頭陀洞天(무릉선원 중대천석 두타동천), 신선이 노닐던 이 세상의 별천지, 물과 돌이 부둥켜서 잉태한 오묘한 대자연에서 잠시 세속의 탐욕을 버리니 수행의 길이 열리네.'
1903년 삼척지방 유림들은 향교가 폐강되자 금란계를 만들고 그 뜻을 기념하기 위해 무릉계곡 입구에 금란정이란 정자를 지었다. 이 정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무릉반석과 옥빛 시냇물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이 반석은 넓이가 무려 1천500평이나 된다. 양사언, 김시습 등을 비롯한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시가 빼곡히 새겨져 있어 옛 선조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고, 역사 문화적 자료 가치도 높다.
이어서 만나는 절집은 고구려, 백제, 신라가 화합했다는 뜻으로 고려 태조가 개칭한 삼화사다. 포근한 느낌의 이 절에서는 삼층석탑(보물 제1277호)이 말없이 손님을 반긴다. 나이 많은 분들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는 코스다. 관음폭포, 베틀바위, 학소대, 쌍폭포, 이어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웅장하고 경이로운 용추폭포도 만날 수 있다. 이 폭포는 청옥산에서 발원한 물길이 하트 모양으로 상, 중, 하 3단을 이루고 하탕폭포 밑에는 깊은 소(沼)가 있다.
◆천곡천연동굴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천곡동굴은 1991년 아파트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되었다. 총 길이 1천510m로 4억~5억 년 전 생성된 석회암 동굴로 1996년에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 이 동굴에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황금박쥐가 발견되었다. 몸 색깔이 붉으면서 황금빛을 띠는 박쥐로 세계적으로도 개체 수가 몇 안 된다. 이뿐만 아니라 동굴 생성의 초기 단계를 보여주는 관상 종유석과 석주, 종실, 침식부 등 환상적이고 신비한 지하세계를 만날 수 있다. 엄동설한에는 따뜻하고, 삼복더위에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천 년 세월의 웅장하고 장엄한 지하궁전이다.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1천원이며, 해설사의 무료 해설도 받을 수 있다. 소요 시간은 약 40분 정도이다. 꼭 헬멧을 쓰고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고 입장해야 한다.
♣Tip
*가는길: 대구→대구~포항고속도→흥해→7번국도→삼척→추암촛대바위(소요시간 약 3시간 30분)
*추암촛대바위, 무릉계곡, 천곡동굴은 주차 공간이 충분하다. 무릉계곡 입장료 어른 2천원, 천곡동굴 어른 3천원.
*장치는 강원도에서만 잡히는 생선으로 몸이 길어서 붙여졌다고 한다. 장치로 요리하는 명품해물동해장치찜식당(033-531-8424)은 특색 있는 음식점이다. 생물로 끓인 찜이라 살이 보들보들 연하고 매콤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장치찜 대 4만원(4인 기준).
*동해시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힐링센터 '동해푸른건강숲'은 친환경 숙소, 건강자연식당, 산소힐링방 등 다양한 체험시설과 저렴하고 경관 좋은 무릉계곡에 위치하고 있다. 예약 http://forest.dh.go.kr, 033)-530-2395.
*동해시에서 운영하는 해변휴양지 '동해망상오토캠핑 리조트'는 경관 좋은 명사십리 망상해변에 위치하고 있다. 캐러밴, 게스트하우스, 캐빈하우스 등 완벽한 제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터넷 예약 www.compingkorea.or.kr 033)539-3600.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