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 美 대선 개입 용납할 수 없다"

오바마, 이메일 해팅 보복 시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의 미국 대선 개입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적절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외국 정부가 우리 선거의 완전성에 충격을 주려고 했을 때 우리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치를 취할 때와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며 "일부는 분명하게 공개될 수 있지만 다른 일부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대선판을 뒤흔든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이 러시아와 '위키리크스'(폭로 전문 웹사이트)의 합작품이라는 결론을 미 중앙정보국(CIA)이 내린 가운데 나왔다. CIA는 러시아와 위키리크스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도우려고 협력했다고 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러시아의 해킹이 트럼프의 당선을 목표로 했는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고 NPR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각 정보기관에 미국 대선판에 영향을 준 사이버 공격들에 대해 전면 조사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아직 정보기관들이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그 동기에 대해서 종합적이고 최선의 추정(Best Guess)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해킹으로 힐러리 클린턴이 타격을 받았다는 점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동기가 무엇이든 "러시아의 해킹이 트럼프의 선거운동보다 클린턴의 선거운동에 더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는 기본적인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이메일 해킹이 특정 시점에 "힐러리 이메일과 클린턴 재단,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둘러싼 정치적 가십에만 집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대선 패배의 책임을 러시아 해킹으로 유출된 정보 탓으로 돌리지는 않았지만,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선거는 언제나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요인이 변화를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해킹으로 유출된 정보로 인해 "일부 영향이 있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강대국'들이 첩보활동을 하고 서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그것과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고안된 방식으로 정보를 작동시키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8월에는 러시아 해커들이 미 합동참모본부의 이메일 시스템에 침범했다고 CBS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마틴 뎀프시 전 합참의장은 CBS뉴스 인터뷰에서 당시 해커들이 기밀로 분류되지 않은 합참 이메일 시스템의 통제권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합참에는 3천500여 명의 군 장교와 합참의장을 위해 일하는 민간인들이 소속돼 있다.

해당 이메일 시스템은 기밀 네트워크가 아니어서 실질적인 정보 가치가 없고, 이번 해킹을 스파이 행위로 볼 수도 없지만, 미 국방성에 피해를 주기 위한 목적인 것은 분명하다고 CBS뉴스는 덧붙였다.

당시 해킹으로 국방부는 2주에 걸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교체해야 했다.

이 해킹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무력 개입과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대한 대응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대러 경제 제재에 대한 분노가 동기라고 CBS뉴스는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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