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우택 원내대표 승리 요인…"경험·관록 안정감" 중도의 선택

해수부 장관·충북도지사 경력 대야 협상 능력에서 점수 따

"당 위기 상황에 안정감을 준 정우택 의원이 이겼다."

1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가 끝난 뒤 중도 성향의 한 의원이 내놓은 평가다. 선거 구도로 보면 친박과 비박 계파 간 대결로 치러졌지만 계파를 떠나 분당 위기에 처한 당을 화합하고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후보에게 '중도 표심'이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원내대표 후보 토론이 시작되기 전부터 회의장이 웅성거렸다. 중도 모임을 이끄는 이주영 의원이 "다수 의원들이 논의한 게 있다. 말씀할 기회를 달라"고 단상 앞으로 나갔지만 발언기회를 얻지 못했다. 중도 의원들은 15일 "원내대표를 경선 없이 합의 추대하자"고 했지만 실패하자 당일에도 선거관리위원들을 설득했고,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토론의 하이라이트인 '상호 토론'에서는 양측 후보가 서로 아픈 부분을 찔렀다. 친박계 후보로 나온 정우택 의원에게 비박계 후보인 나경원 의원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친박계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정 후보는 적극적 친박인데 어떻게 야당과 대화하시겠다는 건지, 만나야 연애도 할 텐데"라며 선제공격을 날렸다. 그러자 정 의원은 "제가 강성 친박 이미지를 갖고 의정 활동을 하지 않았다. 중도 노선을 추구해왔다"면서 "여당이 야당 입맛에 맞는 대표를 뽑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나 의원의 '격'을 건드렸다. 그는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인 점을 강조하며 "야당 원내대표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격이 맞는 여당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 정무와 정치 능력 측면에서 나 후보가 왜소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나 의원은 "제가 몸무게가 좀 덜 나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웃은 뒤 "3선인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82학번으로 예전부터 친구처럼 편하게 지냈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조금 전 만났는데 '파이팅!'이라고 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정 의원이 7표 차이로 나 의원을 이긴 데는 "나 의원보다 정치적 안정감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운영 주도권을 야당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 운영 경험과 정치 관록을 보여준 정 의원이 '대야 협상' 측면에서 나 의원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분석이 비박계 안에서도 나왔다. 정 의원은 김대중정부 때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고, 2006년 충북도지사에 당선돼 지방 행정도 경험했다.

비박계 한 중진 의원은 "나 의원이 토론에서 조금 밀렸다. 대야 협상과 관록 측면에서 정 의원보다 안정감을 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책위의장 후보인 김세연 의원도 선수는 3선으로 이현재(2선) 의원보다 높지만 아직 40대고, 이 의원은 67세 아니냐. 의원들이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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