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노년을 보내는 모습은 다양하다. 영화 '인턴'의 로버트 드 니로처럼 재취업으로 자존감을 되찾는 이가 있는가 하면 평생 미뤄오기만 했던 취미생활에 푹 빠지는 이도 있다. 자원봉사활동에서 보람을 찾는 사람 역시 많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않는 '액티브 시니어'라면 창업 또한 도전할 만하다. '사장님'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전문기관도 있다.
#주부에서 전문농업경영인이 된 양숙이 씨
"창업과정 입학 후 농산물 가공품 개발 열정 키워"
평생 주부로 살아온 양숙이(62'경산 남산면) 씨는 지난여름을 그 어느 때보다 알차게 보냈다. 난생처음 느낀 창업에 대한 열망 덕분이었다. 우연히 알게 된 계명문화대의 시니어 창업과정 수업을 들으려면 하루 4시간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지만 설레는 마음에 피곤을 느끼지 못했다.
7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 수업(총 161시간)은 일주일에 3일, 하루 6시간 동안 진행됐다. 농사를 지어볼 요량으로 대구 수성구에 살다가 지난해 귀농한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이후 학교 내 '1인 기술창업센터'에 '경산참먹거리'란 상호로 입주한 그는 내년 봄이면 자신이 만든 농산물 가공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 씨는 "그동안 사업하는 남편을 내조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역할에만 충실했는데 창업 과정에 입학한 후 스스로도 몰랐던 내 안의 열정에 놀랐다"며 "말린 과일'산나물 등을 떡이나 빵 같은 음식에 접목한 상품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가족 건강 챙기다 창업하게 된 권준하 씨
"농약 쓰지 않은 약선 음식, 식탁에 내놓는 즐거움"
권준하(61) 약선짱 대표는 40여 년을 몸담았던 공직에서 물러난 뒤 계명문화대 시니어 창업과정에 등록하면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했다.
도전 분야는 교내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약선 장아찌.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대구 시내에서 열리는 약선 음식 강좌라면 일부러 찾아다니며 들을 정도로 관심을 가져온 터다.
권 씨는 원래 남편과 함께 주말농장을 정성껏 가꿔왔다. 농약,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생산한 뽕잎, 깻잎, 우엉잎 등을 장아찌로 만들어 이웃들에게 나눠주면 맛있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어렴풋하게나마 창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다.
본격 사업 착수에 앞서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는 권 씨는 "식품가공에는 평소에도 관심이 많아 내가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거리라고 확신한다"며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귀한 시대에 제대로 키운 좋은 농산물로 만든 몸에 좋은 식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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