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통합 대구공항 이전 후보지로 대구의 달성 하빈면, 경북의 성주'고령'군위'의성군 등 5곳을 선정한 가운데 지역별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대구 달성은 반대 기류가 적잖게 나타났으나 경북도 내에서는 찬성 여론이 강했다.
이런 가운데 군위와 의성이 "두 개 군이 힘을 합쳐 공동 유치를 하겠다"는 주장을 하고 나와 향후 어떤 여파를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대구경북 5개 군(郡)에 따르면 국방부는 경북도청을 비롯해 이들 군 관계자와의 접촉 일정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찬반 엇갈리는 달성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찬성 여론을 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반대 의견은 "군사공항과 같이 들어올 경우 당장 소음문제는 어떡할 것이냐. 결국 갈등을 유발시켜 혼란만 부를 뿐이다. 대구 중심가에 사는 사람들만 좋아질 뿐 피해는 대구 최외곽 하빈면 주민들이 입는다"는 입장이다.
또 하빈면에는 이미 대구교도소가 들어서고 있어 비행기 소음까지 겹치면 하빈은 그야말로 살기 싫은 동네가 된다는 것이 반대 주민들의 한목소리다.
기술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신공항이 하빈면에 들어오면 용지가 최소 1천300여만㎡(400여만 평) 이상 소요될 것인데 이 면적이면 하면빈 전체의 절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적지가 될 수 없다고 주민들이 얘기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찬성론도 있다. 같은 달성이지만 현풍과 구지는 국가산업단지와 대구테크노폴리스가 있고, 다사와 화원, 옥포는 대구도시철도가 연결돼 대규모 주택단지가 형성되고 있는 반면 하빈면은 달성에서 가장 낙후지역이어서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빈면 이장협의회 등 주민단체들은 조만간 입장 정리를 해 대구시에 전달할 방침이다.
◆통합 유치 들고나온 군위'의성
군위와 의성은 공항 유치를 위해 민간 차원에서 공동유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이미 합의했다. 군위'의성이 힘을 합치겠다는 것이다.
군위군 대구공항유치찬성추진위원회(위원장 최명순'이하 군위공추위)와 의성군 대구공항유치추진위원회(위원장 김인기 김한탁'이하 의성공추위)는 19일 의성 안계영남병원에서 모임을 갖고 민간 차원에서 대구공항군위'의성공동유치위원회를 구성해 대구공항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대구공항유치군위'의성공동추진위원회는 이날 ▷군위와 의성은 행정구역은 각각 달라도 공항 유치를 희망하는 염원은 같다 ▷군위와 의성은 낙후되고 고립적인 지표 또한 유사해 정보 공유와 협력 차원을 넘어 대승적 연대 통합으로 지역의 공동 발전을 가져온다 ▷군위와 의성의 대구공항유치위원회를 합리적으로 통합해 군위'의성 공동공항유치위원회로 단일화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대구공항 군위'의성공동추진위위회는 22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다.
군위의 경우 대구공항 이전지로 소보면 일대 등이 꼽히고 있고, 의성은 비안과 안계, 구천 등이 이전지로 거론된다.
군위'의성군청 공무원들은 "현재 상태라면 군위'의성이라는 행정 지명이 없어질 위기다. 대구공항이 이전하면 인구가 1만 명 이상 늘어나고, 공항 이전에 따른 경제적 특수로 동네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19일 만난 군위'의성 상당수 주민들은 "대구공항이 이전하면 전투기 소음으로 생활 불편이 예상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얼마나 어려우면 주민들이 공항 유치에 사활을 걸겠는가. 후손들을 위해 잘사는 군위'의성을 물려줘야 한다"고 했다.
◆사드 보상 받겠다는 성주
성주에서는 사드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라도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대구공항 이전 부지로 부상하고 있는 성주 용암면 일대에서는 유치 서명을 받고 있으며, 민간차원에서는 가칭 대구공항유치위원회를 만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유치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개인과 단체를 중심으로 공항유치를 희망하는 유치신청서 작성도 진행되고 있다. 유치신청에 적극 나서고 있는 A씨는 4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이달 12일 국방부에 전달했다.
A씨는 "대구공항이 성주에 들어오면 성주의 백년대계가 바뀌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권리를 당연히 찾아야 한다"고 했다.
성주의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성주는 사드 배치 문제로 아직까지 민심이 갈라져 있고, 지역경제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 된 만큼 대구공항을 유치해서 민심을 수습하고 경제를 회복해야 한다. 성주 사회단체 및 원로들 사이에서는 민간 차원의 유치위원회를 만들어 반드시 공항을 성주로 유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구공항 성주 이전 당위성으로 ▷경북의 지리적 중심으로 대구경북 상생의 최적지 ▷대구와 20분 거리 ▷낙동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소음을 줄일 수 있고, 인구가 밀집해 있지 않다 ▷성주는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로 전국 어느 곳이든 4시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다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사드배치반대 성주투쟁위원회는 대구공항 유치 반대 입장이다.
◆차분하지만 유치 적극적인 고령
대구공항 유치에 대한 고령의 거부감은 낮은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령에서는 민간차원의 유치위원회는 구성되지 않았지만, 대구공항 유치 후보지로 우곡면 일대가 거론되면서 군민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대구공항 유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우곡면은 낙동강과 회천이 합류하고, 활주로를 4㎞ 이상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해발 200m 이상의 산이 없으며, 낙동강변이라 소음도 줄일 수 있다. 더구나 인근에 국가산업단지가 있고, 대구도시철도 및 중부내륙고속도로와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 이 일대는 인구가 적은데다 대구도시철도2호선 문양역, 성서산업단지, 달성국가산업단지, 왜관 미군기지 등과 가까워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고령군의 설명이다.
게다가 대구공항과 K-2를 유치할 경우, 세계적 공항복합리조트인 에어시티(Air City)를 구축하는 장기플랜을 마련하는 등 내륙지역의 새로운 발전지도를 그릴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 고령군의 계획이다.
주민 권모(56'고령 쌍림면) 씨는 "대구공항 후보지인 우곡면은 주민 거주 마을과 떨어져 있는 데다 도시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면서 "대구공항 유치는 국가정책 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는 만큼, 대구경북의 신발전 프로젝트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의 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곽촌대교가 건설되고, 고령 다산면에서 성주 용암면까지 도로가 확장되면 성주 및 대구 등지와는 20분 거리에 든다"며 "대구 발전과 경북 발전의 중심축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한덕수 탄핵소추안 항의하는 與, 미소짓는 이재명…"역사적 한 장면"
불공정 자백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자폭? [석민의News픽]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제2의 IMF 우려"
계엄 당일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복면 씌워 벙커로"
무릎 꿇은 이재명, 유가족 만나 "할 수 있는 최선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