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6년 농협맨 퇴임 앞두고 장학금 300만원

이준 NH농협은행 영양군지부장, 농산물 유통시스템 구축에 힘써 어르신 80명 모시고 감사연

장학금 전달-36년간 농협 생활을 마치고 연말 퇴임을 앞둔 이준(오른쪽) 영양군지부장이 퇴직금 중 300만원을 영양군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장학금 전달-36년간 농협 생활을 마치고 연말 퇴임을 앞둔 이준(오른쪽) 영양군지부장이 퇴직금 중 300만원을 영양군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어려운 시기에 모두 희망을 갖기를 원합니다. 연말이면 36년의 농협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시작을 하지만 매순간 농협맨으로 살았던 일을 생각하며 희망을 꿈꾸겠습니다."

지난 1982년 농협중앙회 고령군지부를 시작으로 36년을 농협에 몸담아온 NH농협은행 이준 영양군지부장은 퇴임을 앞두고 지난 2년 동안 영양군지부장으로 근무해오면서 받았던 군민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작은 기부와 조촐한 감사연을 마련했다.

이달 3일 이준 지부장은 영양지역 기관장과 어르신 80여 명을 모시고 영양농협 회의실에서 '농협맨 이준, 농협 36년 감사연'을 마련했다. 이날 그는 열악한 교육 여건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영양의 학생들이 학업에 매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영양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자신의 퇴직금 중 300만원을 (재)영양군인재육성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이준 지부장은 그동안 농업인과의 소통과 실익증진, 지역 농산물에 대한 신뢰도 구축 등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15년 1월 영양군지부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지역 농산물의 유통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힘썼다.

이준 지부장은 "농협에서 근무하면서 연탄으로 고추를 건조하던 시절 달밤에 연탄을 배달하던 일, 그리고 농산물 직거래, 성주에서 조합공동사업법인 기반을 닦은 일, 사과를 팔기 위해 서울로 구두가 닳도록 뛰어다닌 일 등이 생각난다. 이 모든 게 지역민과 농업인들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그동안 '적선하라, 도리를 다하라'는 돌아가신 어머님의 가르침을 실천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1992년 울릉도 근무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린이재단 후원, 2002년부터 월드재단 후원, 2002년부터 기아대책 후원, 2001년부터 지금까지 창녕장학회 후원 등 사회 공동생활에 참여해 왔다.

특히 2005년 부친이 돌아가신 후 2011년 고령군지부 금융지점장 때부터 가는 곳마다 홀몸노인 2명씩을 돌봐오고 있다. 고령 2명, 성주 1명, 포항 2명, 영양 2명 등 모두 7명에 이른다. 이준 지부장은 홀몸노인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부모처럼 모시겠다고 했다.

그는 "고령의 한 분은 올해 연세가 97세이고 영양의 한 분은 지난 5월에 돌아가셨다. 퇴직 후에도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도록 관심과 공경은 변치 않을 것"이라며 "나의 모습을 자식들과 농협 후배들이 보고 느끼고 배워 실천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했다.

이준 지부장은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산타클로스로 분장해 영양지역 곳곳의 관공서를 방문,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 맞으세요"라며 형형색색의 사탕을 전하며 웃음을 준 적이 있다. 그는 이 같은 성탄절 깜짝 이벤트를 올해 23일에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36년 농협맨' 이준 지부장의 영양을 위한 마지막 감사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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