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병우 앉혀놓고…1시간 허비한 '위증 교사' 공방

청문회 논점 흐리며 큰소리…이완영 의원 자격 놓고 갈등, 두 증인은 여야 싸움 지켜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5차 청문회에서 입을 굳게 다문 채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5차 청문회에서 입을 굳게 다문 채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가 22일 열린 가운데 국조특위 위원들을 향해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어렵게 부른 주요 증인 두 명을 앞에 두고 여야 의원이 싸우느라 1시간을 허비했고, 핵심을 비켜간 질문과 막무가내식 호통치기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청문회는 1시간 동안 헛돌았다.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의 증인 위증 교사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여서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였던 조여옥 대위는 증인석에 앉아 의원들의 싸움을 지켜봐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먼저 "위증 교사 건은 우병우'조여옥 증인 청문회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완영 의원은 여당 간사는 물론 특위 위원 자격도 없다"고 청문회 논점을 흐렸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 나서 "위증 교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가급적 안 했으면 좋겠다. 조여옥'우병우 증인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중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간사 사퇴 요구를 받은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 출석 증인에 대해 집중하기로 했는데 박범계 간사가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급기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에게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옛말이 있다. 국조특위 미꾸라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위원장이) 미꾸라지 가장이 된다"며 이완영 의원을 미꾸라지에 비유했다.

국정 농단 사태와 상관없는 질문을 던지는 의원도 있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우 전 수석에게 "11월 6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기자가 질문할 때 왜 노려봤냐"고 물었고, 우 전 수석이 "놀라서 내려다본 것"이라고 답하자 "대한민국 역사에서 검찰에 출두하며 레이저를 쏜 사람이 없다"고 나무랐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네티즌들이 만든 우 전 수석의 수배자 합성 사진을 스크린에 띄운 뒤 "우 전 수석을 잡으려고 온 국민이 검사가 됐다"고 지적했고, "학력고사 세대인데 전국에서 50~60등 안에 들지 않았나"며 핵심을 비켜간 질문을 했다.

치밀한 질문 대신 증인에게 호통치며 국회의원의 권위만 내세운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태 위원장은 우 전 수석이 메모를 하며 답하자 불성실한 자세를 문제 삼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병우 수석, 자세 바르게 하세요! 왜 자꾸 메모하는 자세를 취합니까"라고 호통쳤고, "여기가 민정수석실에 회의 장소냐. 의원들의 심문 내용에 성의있게 답변하세요"라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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