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지난해 장남 결혼식에 이어 차남 결혼식도 '아무도 모르게' 치렀다. 성탄 전날인 24일 극소수 친인척만 참석한 가운데 차남(36) 결혼식을 올린 것.
김 도지사 차남은 24일 오후 모교인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김 도지사는 "부담을 주기 싫다"며 도청 공무원들은 물론 알고 지내는 이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예식을 했다.
이 때문에 경북도 간부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정계 인사들도 예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객은 양가 친인척 각 30명, 신랑 신부 친구 등 모두 100명이 채 안 됐다.
김 도지사뿐만 아니라 사돈의 중량감 면에서 이날 결혼식이 대대적으로 알려져 치러졌다면 식장 안팎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을 것이라고 김 도지사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사돈은 새누리당 5선이자, 박근혜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 국회의원(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이다. 이 의원 역시 김 도지사의 '작은 결혼식' 제안에 화답, 극소수의 친인척에게만 청첩을 했다.
김 도지사의 차남은 미국 한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이 의원의 딸은 국내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2년 전 지인 소개로 국내에서 만났으며 2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김 도지사의 한 친척은 "김 도지사가 평소 소신대로 작은 결혼식을 하려고 일부러 예식장도 호텔이 아닌 아들의 모교로 식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도지사는 큰아들 역시 작은 결혼식을 치렀다. 지난해 4월 초 김 도지사는 장남(38) 결혼식을 간부 공무원에게도 알리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보안 속에 치렀다. 장소는 대구 인근의 한 성당이었다. 결혼식 참석 인원은 50여 명뿐이었다. 정보 획득이 빠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지지 않도록 날짜도 평일로 잡았다.
당시 김 도지사는 뒤늦게 결혼식을 안 도청 공무원들에게 "도청 직원은 물론, 지인들에게 아들 결혼식을 알리지 못해 어찌 보면 섭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이것이 도지사로서 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도지사가 직접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경북도는 작은 결혼식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허리가 휘는 부모의 고생을 담보로, 그들의 눈물을 바탕으로 올리는 결혼식이 아닌 새로운 결혼 문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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