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TK 인사 퇴조…충청권 약진

인명진 비대위원장 충남 출신, 정우택 원내대표는 충북 4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인명진(왼쪽)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우택 원내대표.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인명진(왼쪽)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우택 원내대표. 연합뉴스

비박계의 집단 탈당으로 두 집 살림을 정리하는 새누리당이 충청권 인사를 전면 배치, 당의 혼란수습과 대선 승부수를 띄웠다.

대신 보수당의 텃밭 대구경북(TK) 인사들은 뒤로 빠지는 모양새다.

23일 새누리당은 인명진 목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하면서 당의 '투톱'을 충청 인사로 채웠다. 인 내정자는 충남 당진 출신으로 대전고를 졸업했고, 정우택 원내대표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경기고를 졸업했지만 충북도지사를 지내고 충북권에서만 4선 의원을 지냈다. 정 원내대표의 부친인 정운갑 전 장관은 지난 제4대 총선에서 자유당 소속으로 충북 진천군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 또한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청주고를 졸업한 충청인이며,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충북 옥천 태생으로 대전 대덕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선 준비의 실무를 맡을 당 사무처도 당 대표격인 비대위원장실과 원내대표실 등을 중심으로 충청 출신이 대거 등용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충청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개혁보수신당(가칭)으로 말을 탈 경우, 대선 막판 새누리당이 '반기문호'에 합류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정가의 분석이다.

충청은 그간 정당사에서 보수 색채가 짙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굵직한 여권 인사들을 여러 명 배출해왔고, 자민련과 자유선진당 등 지역적 기반을 갖춘 '제2 보수정당'을 태동시킨 곳이다.

그럼에도 단 한 번도 정권을 잡아보지 못한 탓에 보수정치의 변방쯤으로 인식돼왔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충청당' 출신 인사들은 전통적 주류인 한나라당 계열과 영남권 출신들의 틈바구니에서 '서자'(庶子) 신세를 면치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여권의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충청' 메이커를 단 반 총장의 귀국과 그의 행보는 '충청 대망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 총장은 자신의 정치적 색깔에 대해 분명하게 밝힌 바는 없으나, 그간 보수진영 대선후보로 분류되면서 둘로 쪼개지는 '새누리당'과 가칭 '개혁보수신당' 양쪽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반 총장의 결단은 새누리당의 추가 탈당 변수도 된다.

새누리당에서의 충청의 부상은 TK의 후퇴로 이어지고 있다.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전면에 나설 형편이 못되고 조원진 의원도 최고위원직을 내놓으면서 당 핵심에서 TK의 뒷걸음질이 뚜렷해졌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