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미화 칼럼] 정통 보수, 환골탈태하라

대통령 탄핵소추파 중 30여명

보수대변혁 동참 대신 탈당 선언

계파 버리고 애국보수 거듭나야

새누리당 탄핵파 중 30여 명이 떨어져 나가 가칭 개혁보수신당을 창당한다. 경북의 탄핵 찬성파 중 김무성계인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이나 중도 이철우 의원(김천)마저 지역 성향을 감안하여 잔류했으나 대구에서는 탄핵의 선봉장이었던 유승민(동을)'주호영(수성을) 두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유승민계로 탄핵파인 김상훈 의원(서구)은 탈당파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하면 2차 탈당이 이뤄질 걸로 보이지만, 출마를 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고별 파티를 열면서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친딸로부터 거액을 후원받은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물의부터 빚고 있는 터라 보수적인 TK 정치권에 대한 충격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

유'주 두 4선 의원의 탈당은 보수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대구경북에 주는 상실감이 적지 않다. 섭섭함보다 더한 감정을 지닌 보수 유권자들은 차기 총선에서 이들을 응징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성급함마저 보인다. 특히 유승민 의원 지역구 대구 동을에는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도 전혀 굴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히면서 '박근혜의 장세동'으로 불리는 우병우를 데려와 맞붙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돌고 있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국회법 개정 논란뿐 아니라 광주에 5조원 이상을 쏟아붓는 '아문법'(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 외에 지역에 대해서는 뭘 뚝 부러지게 했느냐는 지적까지 새삼 퍼지고 있다.

주 의원에 대해서도 지역 여론은 공천 불이익을 받은 데 대한 섭섭함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당내에 남아 '포스트 박근혜'의 대구 구심점으로 자리 잡으면서 향후 국회의장까지 바라보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는 국가적 위기 앞에 보수의 심장부에서 새누리당을 깨고 나가는 분열보다는 대동단결하여 안정적 기반 위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이어가면서도, 부패한 보수 내지 썩은 권위주의와 단절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보수로 거듭나기를 원하는 당 내외의 대중적 요구가 투영되어 있다.

새누리당의 정체성과는 전혀 맞지 않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보다 훨씬 더 보수개혁의 적임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는 탈당 움직임에 대해 '명분 없는 분열'에 불과하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김 전 지사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했을 때는 전국 어디에서도 잡음 하나 나지 않았다.

압축해 보면, 탈당파는 딱 4단계를 거쳤다. 집권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기 싫고, 촛불시위대가 무서워서 언론 폭로만으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후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다가 패배했고, 이후 전권을 지닌 비대위원장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새누리당을 개혁하기도 쉽지 않아 보이니 개인적'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탈당한 것 아닌가. 이는 누렸던 특혜는 좋았지만, 잘못된 상황에 대한 손가락질은 받기 싫어서 떠나겠다는 분열 행위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살림이 어려워지면 부모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야 살아남을 수 있고, 친정이 힘들 때는 쌀가마라도 들여주는 게 위기 돌파의 정석이건만 어찌하여 전통과 질서를 도덕적 기반으로 삼는 보수당에서 이합집산이 난무한다는 말인가. 지금은 보수 새누리당이 완전히 새로워지지 않으면 국민적 선택을 받을 길 없는 백척간두에 서 있다.

탈당을 최소화하고 애국 보수로 재무장하면서도 부패와 단절하는 개혁적 보수, 기득권보다 사회적 약자를 품는 따뜻한 보수, 공평과 정의라는 시대정신을 살리는 합리적 보수로 다시 서라. 그래서, 촛불 민심도 태극기 천심도 다 받아들여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재도약시키는 중심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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