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대 최악 AI, 40일만에 2천600만마리 도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살처분 피해 규모 역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의심신고가 감소 추세였지만 'AI 청정지역'이던 경남 지역에서 잇따라 신고가 들어오면서 방역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경남 고성 육용오리 농장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돼 고병원성 여부가 조사 중이다. 이번 바이러스가 과거 유형에 비해 감염 증상이 바로 나타나는 데다 확산 속도가 역대 최고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경남 지역에서도 본격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피해 확산으로 살처분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날 0시 현재 AI로 확진됐거나 예방적 살처분 조치로 도살 처분된 가금류는 2천614만 마리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 농가에서 최초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 40일 만에 국내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의 15.8%가 도살된 셈이다. 가금류별로 보면 전체 도살처분 마릿수의 81%를 차지하는 닭 농가의 피해가 심각하다.

그중에서도 계란 수급 문제와 직결되는 산란계의 경우 전체 사육 대비 26.9%에 해당하는 1천879만 마리가,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는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37만8천 마리가 사라졌다.

계란 공급량이 줄면서 23일 기준 농가에서 수취하는 산지 계란 가격은 전월 대비 47.9%나 급등했다. 소비자 가격 역시 28.7%나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오리는 211만5천 마리로 산란계에 비하면 절대적 수치는 작지만, 전체 사육 규모가 워낙 작고 영세한 탓에 전체 오리 농가의 24.1%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경남 지역 농가에서 처음으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을 포함해 신고 건수는 114건이며, 이 중 100건이 확진됐다.

고병원성 여부를 조사 중인 나머지 14건도 확진 가능성이 크다.

발생 지역 역시 8개 시'도, 32개 시'군으로 늘었다. 도 단위로 따져보면 경북과 제주에서만 AI의 농가 발생 사례가 없다.

AI가 걷잡을 수 확산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살처분 작업 인력도 부족한지경에 이르렀다. 실제 농식품부에 따르면 살처분 투입 인력 한명당 하루 500마리 정도 살처분하고 있다. 전국에서 매일 하루평균 65만 마리씩 도살 처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만 1천3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셈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민간업체를 통한 인력 동원을 비롯해 공무원도 대거 투입하고 있으며, 한 번 투입된 인력의 경우 6주 정도 쉬게 한 뒤 다시 투입하는 등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지금까지 투입된 살처분 인력 1만3천여 명을 대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 보건소를 통해서 예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살처분 작업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각 지자체 산하 보건소별로 작업현장 인근에서 예방교육을 하도록 조치하는 한편, 국방부와 협조를 통해 도살처분된 가금류 매몰, 폐기, 사료 등 잔존물 처리 작업에 군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도살처분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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