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60대 이상 장년층을 카카오톡 등 SNS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초기 젊은층을 중심으로 정보 공유와 촛불시위 출현에 큰 역할을 했던 SNS가 이제는 장년층에게 탄핵 반대 여론을 형성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이들은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대통령 탄핵 반대 주장을 담은 각종 지라시(?)성 글과 영상을 퍼나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SNS가 지니는 파급력을 장년층도 인식했다는 분석과 함께 자칫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대량으로 유포될 경우 합리적인 여론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오후 생활인터넷 수업을 듣기 위해 대구시노인복지회관을 찾은 김모(72) 씨는 쉬는 시간 동안 '모두가 박 대통령을 죽이려는 이유'라는 글을 퍼나르고 있었다. 해당 글은 박 대통령이 통합진보당을 해체시키고 텃밭인 대구경북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영남권 신공항 논란을 종식시키는 등 한국사회의 기득권을 건드린 최초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탄핵까지 당하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복지회관에서 만난 대다수의 어르신들은 하루에도 4, 5개 이상 지라시를 받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탄핵 이후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민요 수업을 듣는 장모(70'여) 씨 등 3명은 "박 대통령이 일부 잘못한 점은 있지만 언론이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 이런 글을 보고 전달하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일각에서는 어르신들이 SNS 소통에 빠져든 가장 큰 이유로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과 'SNS의 파급력'이라고 지적했다. 김영근 대한노인회 수성구지회 사무국장은 "종합편성채널 등 언론에서 주사제 문제 등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을 부각하고, 전문성 없는 패널을 등장시켜 편파방송하는 데에 환멸감을 느낀 후 지인들을 통해서 오는 카톡 내용에 더 신뢰감을 느끼고 공감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NS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 중에는 비합리적이고 부정확한 내용이 적지 않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경숙(50) 씨는 "지인들이 보내준 내용 중에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박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는 글들이 많아 바로 삭제하곤 한다"고 말했다.
윤순갑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지역민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지금의 비정상적인 국가 상태가 지속될수록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합리적인 여론 형성을 막게 된다. 정당이 중심을 잡고 국회를 통해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공론의 장을 복원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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